“시험접수 23명, 응시 6명”… ‘백신 허수’에 곳곳 빈책상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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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4차 유행]9월 모의평가 백신용 응시자 많아
학원 외부생 결시율, 작년 2배 넘어

“23명이 신청했는데 결국 6명 왔습니다. ‘화이자’가 뭔지….”

대학수학능력시험 전 마지막 리허설인 9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1일, 서울 강남구 종로학원에 마련된 외부생(학원에 다니지 않는 일반인) 고사장에는 빈 책상이 많았다. 인터넷 원서 접수 시작일인 6월 28일 1분 만에 마감됐던 분위기와는 정반대였다. 1교시 기준 결시율은 74%. 같은 학원의 6월 모의평가 결시율(33%)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이날 주요 학원의 9월 모의평가 외부생 결시율을 확인한 결과 40∼70%대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집계한 지난해 9월 모의평가 결시율(20%)의 2∼3배 수준이다. 결시율이 높아진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 기회를 얻기 위한 ‘허수 지원자’ 탓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수능 수험생에게 화이자 백신을 우선 접종하기로 결정하면서, 고3 외 다른 수험생은 9월 모의평가 지원을 백신 접종 기준으로 결정했다.

이날 종로학원의 전체 외부생 결시율은 42%로 6월 모의평가(27%)보다 높았다. 243명이 신청했는데 102명이 오지 않았다. 서울 강남의 A학원 결시율은 68%였다. 서울 강남의 B학원 관계자는 “응시자의 40%가 나타나지 않아 연락해 보니 ‘백신 접종 때문에 접수했다’고 털어놨다”고 말했다.

평가원은 이날 졸업생 지원자가 전년보다 3만1555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는 “올해 졸업생이 전년보다 6만 명 줄었는데 9월 모의평가 졸업생 지원자는 3만 명 늘었다”며 “최소 1만 명은 백신만 맞은 허수 지원자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시험점수#백신 허수#빈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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