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사학법 시행령에 ‘사학 공동출제’ 허용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필기시험 위탁 예외조건 의견수렴
현재 전북-경북서 공동출제 운영
사학협의회, 내주 헌법소원 등 논의

사립학교 교사 채용 시 1차 필기시험의 교육청 위탁을 의무화한 사립학교법(사학법) 개정안이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교육부가 구체적인 시행령 마련에 나섰다. 교육부는 시행령에 반영할 필기시험 위탁의 예외 조건으로 ‘사학 공동 출제’ 허용을 검토 중이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일부 사학이 공동으로 문제를 출제하고 관리하는 방식을 시행령에서 허용할지를 두고 의견을 수렴 중이다. 개정된 사학법에는 필기시험 위탁의 예외 조건으로 대통령령이 정한 바에 따라 시도 교육감이 승인한 경우를 명시했다.

현재 사학들이 필기시험을 공동 출제하는 곳은 전북과 경북이다. 전북은 교육청이 예산을 지원하고 출제위원과 운영위원을 추천하는 등 일정 부분 관여하고 있다. 그러나 경북은 2017년부터 교육청의 개입 없이 사학들이 독자적으로 필기시험 문제를 공동 출제한다.

사학들은 보다 자율성이 높은 ‘경북’ 방식을 선호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사학들은 ‘전북’ 방식이 될 경우 자율성이 제한된다는 입장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사학에서 공동으로 자율성을 가지고 출제하는 대신 교육청과 사전 협의 등을 하는 방향으로 도입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 재정 결함 보조금을 지원받지 않는 서울 사립초교나 자율형사립고 역시 예외를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강원 민족사관고, 전북 전주 상산고 등 자사고들은 현재처럼 독자적으로 교사를 뽑을 수 있다. 공립학교 교사 채용에서 선발하지 않는 희소 과목 등도 교육청 채용 위탁의 예외 규정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번 사학법 개정에 대해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사립초중고협회)는 다음 주로 예정된 전국 시도협의회에서 헌법소원과 교사 채용 거부 운동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사립초중고협회는 교육부에서 진행하는 사학법 시행령 개정안 작업에 사학들도 참여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사립초중고협회 관계자는 “2010년 법제처에서 사학 교사를 공개 전형으로 신규 채용하는 경우 반드시 필기시험, 실기시험 및 면접시험을 모두 시행할 필요가 없다는 답변을 받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법제처는 “교사 채용 방법을 획일적으로 법령에서 정할 경우 사학의 자율성 또는 임면권자의 인사상 자율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립초중고협회는 사립대 및 사립 전문대와도 연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립초중고협회 관계자는 “지난주 진행한 릴레이 1인 시위 때 사립대와 사립 전문대에서도 참여했다”고 밝혔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교육부#사학법 시행령#사학 공동출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