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씨, 흉기도 미리 구입… “돈 요구 거부해 살해” 진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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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前에 전자발찌 절단기 산뒤
집 근처 마트서 흉기 구매 드러나
경찰 “범행 사전계획 가능성 커”
오늘 얼굴-이름 공개 여부 심의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끊고 도주하기 전후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강모 씨(56)가 첫 범행을 저지르기 전 흉기를 구입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경찰은 강 씨가 이 흉기를 1차 범행 때 피해 여성으로부터 금품을 빼앗을 목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강 씨가 지난달 26일 오후 5시경 서울 송파구 삼전동의 한 마트에서 흉기를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강 씨는 이날 오후 3시 57분 오금동의 한 철물점에서 전자발찌 훼손을 위해 절단기를 샀는데 바로 한 시간 뒤 흉기도 구입한 것이다.

강 씨는 흉기를 산 지 약 5시간 뒤인 오후 9시 반∼10시경 1차 범행의 피해자인 40대 여성 A 씨를 자신의 집에서 살해했다. A 씨 시신에서 가벼운 상처가 발견됐으나 부검 결과 사망 원인으로 보기는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강 씨가 흉기를 범행에 활용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강 씨가 흉기와 절단기를 구매한 시점 등을 근거로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를 위협해 돈을 받아낸 뒤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나기 위해 미리 범행 도구를 준비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A 씨에게 준 돈 일부를 돌려 달라고 했는데 거부해 살해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강 씨의 진술이 지속적으로 바뀌고 있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폐쇄회로(CC)TV와 휴대전화 기지국 위치추적 등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강 씨가 지난달 27일 낮 12시경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한 빌라 화단에 A 씨의 휴대전화를 버렸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31일 휴대전화를 찾았다.

경찰은 강 씨가 2차 범행과 관련해 “피해 여성이 빚 2000만 원을 모두 갚으라고 요구해 살해했다”고 진술한 데 대해서도 두 사람이 실제로 채무 관계가 있었는지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2일 오후 강 씨에 대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강 씨의 이름과 얼굴의 공개 여부를 심의한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전자발찌#흉기#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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