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세 접종, 안전성 입증부터…철저 검증돼야 전면접종”

  • 뉴시스
  • 입력 2021년 9월 1일 04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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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당국이 올해 4분기부터 12~17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12~17세 대상 접종 방향과 안전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12~17세를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 중인 미국에선 지난 7월 중순까지 접종 후 14명이 숨졌다고 보고됐다. 그러나 접종과 사망 간 인과성이 확인되거나 심근염·심낭염으로 사망한 사례는 없었다.

전문가들은 접종 안전성 사례를 면밀하게 분석한 후에 안전성이 입증되면 전면 접종에 돌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면역력이 낮거나 기저질환을 앓는 청소년부터 먼저 접종하기보다는 전면 접종이 더 낫다는 의견이 나왔다.

1일 접종 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18~49세 대상 코로나19 1차 접종이 마무리되는 오는 10월부터 12~17세를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진행할 계획이다.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지난달 25일 현재 국내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임산부와 12~17세 소아·청소년도 접종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화이자 백신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통해 12세 이상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됐다는 근거에서다.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해 미국, 일본, 이스라엘 등에서도 접종 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앞서 지난 5월10일(현지시간) 12~15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을 허용했다. 지난 7월16일 기준으로 12~17세 청소년 총 890만명이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지난해 12월14일부터 올해 7월16일까지 FDA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공동 관리하는 백신 이상반응 보고 시스템(VAERS)에 등록된 12~17세 이상반응 신고자는 9246명이다. 이 중 90.7%인 8383명은 어지럼증, 두통, 발열과 같은 일반 이상반응, 863명(9.3%)은 사망 등 중대한 이상반응을 보였다.

중대한 이상반응을 보인 863명 가운데 남성이 609명으로 70.6%를 차지했다. 흉통(56.4%)이 가장 많이 보고됐으며, 트로포닌 수치 증가(41.7%), 심근염(40.3%), c-반응성 단백질 증가(30.6%)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 VAERS 보고 중 심근염은 397건(4.3%)이다.

화이자 접종 후 심근염이나 심낭염이 발병해 사망한 사례는 없었다. 그 외 사인도 접종과 인과 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

미국 CDC에 따르면 화이자를 접종한 12~15세 4명, 16~17세 10명 등 14명이 접종 후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 가운데 8명의 사망 원인은 폐색전증(2명), 자살(2명), 두개 내 출혈(2명), 심부전(1명),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 및 파종성 비결핵 항산균 감염(1명) 등이다. 나머지 6명은 사인이 알려지지 않았거나 추가 기록이 필요한 경우였다.

같은 기간 미국 CDC가 운영하는 스마트폰 기반 접종 후 안전 감시 시스템(v-safe) 앱에 등록한 12~17세 12만9000여명 중 63.4%는 국소 반응, 48.9%는 전신 반응이 나타났다고 답했다. 전신 반응은 1차보다 2차 접종 때 더 흔했다.
국내에선 12~17세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를 접종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12~17세를 대상으로 한 예방접종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2~17세, 특히 12~15세에서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화이자 백신은 미국에서 12~15세 대상으로 긴급사용 승인만 받았다”며 “12~15세 접종을 결정할 땐 미국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례를 보고 위험성을 평가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FDA는 지난달 23일 16세 이상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을 정식 승인했다. 12~15세 대상은 긴급사용 승인만 받은 상태다. 그 외에 영국·캐나다·이스라엘·싱가포르·일본 등이 12세 이상을 대상으로 접종을 진행 중이다. 이스라엘은 5세 이상, 홍콩은 12세 이상으로 접종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에선 대체적으로 접종 후 4일째부터 심근염·심낭염이 발생해 자연 치유되고 심각하지 않았다는 보고가 있지만, 인종, 외부 요인 등으로 이상반응에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아이들 성장에서도 접종 영향으로 문제가 생기지 않는지 등 안전성을 충분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성이 입증된 후에는 전면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고령자처럼 12~17세에서 면역 저하자가 따로 접종을 준비해야 할 정도로 인원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백신이 부족하다면 암이나 천식 등 기저질환을 앓는 12~17세를 대상으로 우선 접종이 필요하겠지만, 현재 백신이 부족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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