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백전노장 美사단장 아프간서 ‘최후의 철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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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공수사단 이끌고 7월 투입… 카불 철수작전 진두지휘
탈레반이 밀려오는 가운데 ‘최후의 수송기’ 카불공항 이륙
당초 철군시점서 하루 당겨

수송기 마지막 탑승자는 ‘투스타’ 사단장 미국 육군 82공수사단장 크리스토퍼 도너휴 소장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마지막으로 떠나는 미군 
C-17 수송기에 오르고 있다. 미 국방부는 다른 이들이 수송기에 먼저 오른 뒤 도너휴 소장이 마지막에 탑승했다고 밝혔다. 이날 밤
 11시 59분 이륙한 이 수송기를 끝으로 미군은 철군을 완료하고 미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으로 기록된 20년간의 아프간전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카불 주재 미국대사 대리 로스 윌슨도 이 수송기로 아프간을 빠져나왔다. 사진은 야간투시장비로 촬영돼 녹색을 띠고
 있다. 카불=AP 뉴시스
수송기 마지막 탑승자는 ‘투스타’ 사단장 미국 육군 82공수사단장 크리스토퍼 도너휴 소장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마지막으로 떠나는 미군 C-17 수송기에 오르고 있다. 미 국방부는 다른 이들이 수송기에 먼저 오른 뒤 도너휴 소장이 마지막에 탑승했다고 밝혔다. 이날 밤 11시 59분 이륙한 이 수송기를 끝으로 미군은 철군을 완료하고 미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으로 기록된 20년간의 아프간전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카불 주재 미국대사 대리 로스 윌슨도 이 수송기로 아프간을 빠져나왔다. 사진은 야간투시장비로 촬영돼 녹색을 띠고 있다. 카불=AP 뉴시스
미군이 20년 동안 머무른 아프가니스탄 전장(戰場)을 가장 마지막으로 떠난 군인은 미 육군 82공수사단장인 크리스토퍼 도너휴 소장(52·사진)이었다. 도너휴 소장은 지난달 30일 군장을 메고 오른손에 총을 든 채 탈레반이 통제하는 수도 카불공항 건물을 뒤로하고 미군의 C-17 수송기에 마지막으로 올랐다. 야간투시장치로 이 모습을 촬영한 사진은 아프간전쟁의 끝을 보여주는 이미지가 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도너휴 소장은 1992년 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보병 소위로 임관했다. 아프간을 포함해 시리아와 이라크 등 중동, 동유럽,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에서 작전에 참여했고 국방부 합참의장 특별보좌를 지냈다. 7월 아프간에 투입돼 8월 14일부터 철수 작전을 지휘했다. 특히 철수 직전까지 탈레반 지휘관들과의 조정 역할을 맡았다. 미 국방전문매체 디펜스원은 도너휴 소장이 카불을 떠나기 직전 부대원들에게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모두 자랑스럽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최종 철수 현장은 긴박했다. NYT에 따르면 마지막 수송기에 도너휴 소장과 부대원들이 오를 때 탈레반은 ‘마치 (1836년 멕시코군이 텍사스 주민을 포위 공격한) 알라모 전투처럼’ 점차 활주로 주변 경계선을 좁혀 왔다고 미군 관계자는 말했다. 탈레반이 복수를 벼르는 전 아프간 정부군 특수부대원 가운데 일부 인원도 이날 미군의 공항 대피 작전을 도우며 거의 마지막까지 남아 있다가 가족과 함께 수송기에 탑승했다.

도너휴 소장과 부대원이 탄 ‘최후의 수송기’가 이륙한 건 지난달 30일 오후 11시 59분이었다. 미국이 사전 예고했던 시한(8월 31일)보다 24시간 앞서 철수가 끝난 것이다. 미군은 철수 막판 안전 문제가 발생하거나 비행기가 고장 날 경우 대응할 시간이 있어야 했기에 철수를 하루 앞당겼다고 한다. 31일에는 탈레반의 카불 점령 직후 탈출하려는 수많은 아프간인들이 공항에 몰리며 인명 피해를 낳았던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하루 더 카불에 머물면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위협에 그만큼 더 노출되는 것도 부담이 됐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백전노장#미사단장#최후의 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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