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할머니 살해한 형제들, ‘하고 싶은 말 없느냐’ 물음에…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8-31 15:45수정 2021-08-3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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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친할머니를 흉기로 마구 찔러 살해한 10대 손자들이 3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형제는 ‘할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 등 취재진의 물음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A 군(18)과 동생인 B 군(16)은 이날 오후 1시경 대구지법 서부지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반소매 티셔츠에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두 사람은 ‘범행을 사전에 모의했느냐’ 등의 질문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무덤덤한 표정으로 변호사 접견실로 들어갔다.

형제 측 변호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계획에 의한 범행이라기보단 우발적으로 이뤄진 것 같다”면서 동생의 경우 적극적으로 범행에 가담하진 않은 것으로 봤다.

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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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는 전날 오전 0시 42분경 대구 서구 비산동 집에서 친할머니 C 씨(77)의 얼굴과 머리, 어깨, 팔 등을 흉기로 30회 이상 찔러 숨지게 한 혐의(존속살해 혐의)를 받고 있다. 형제의 할아버지가 경찰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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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군은 경찰 조사에서 “평소 할머니가 잔소리를 많이 해 주방에서 흉기를 가져와 살해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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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엔 깨끗하게 세탁한 손자 교복만 덩그러니
같은 날 온라인에선 할머니 C 씨가 손자의 등교를 위해 빨아 둔 교복 사진이 퍼졌다. 사진을 보면 사건이 발생한 주택 옥상 빨랫줄에 깨끗하게 세탁한 교복이 덩그러니 걸려있다.

포털 다음 사용자 Terr****은 “할머님이 널어놓은 손자 교복을 보니 더욱 눈물이 난다”고 썼고, 포털 네이버 사용자 twee****은 “장애 있는 남편과 다 큰 손자 둘을 데리고 평생 고생하셨을 텐데 마음이 아프다”라고 적었다.

형제와 할머니, 할아버지 등 4인 가족은 2013년 기초생활 수급 대상으로 지정돼 매달 185만 원을 받아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변협법률구조재단 이사인 이수희 변호사는 31일 채널A ‘뉴스A LIVE’에 출연해 “또 다른 면에선 이게 코로나19의 비극일 수도 있다. 아이들이 요즘 학교를 못 간다”며 “좁은 집에서 갈등이 있는 가정의 경우에는 어디 갈 곳이 없으니까, (집에서) 갈등이 아주 증폭되는 상황이 있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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