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공공의료 강화 위한 적십자의료원 출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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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9 콜센터-감염병 전담병원 운영
대한민국 응급의료체계 중심축 역할

미국의 비영리단체 에코헬스 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구에는 약 167만 종의 알려지지 않는 바이러스가 있으며 최대 82만7000종의 바이러스에 사람이 감염될 수 있다. 이 가운데 알려진 바이러스는 263종에 불과해 알려지지 않은 99.96%의 바이러스가 팬데믹 위협이 된다.

델타에 이어 람다 변이 바이러스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감염병에 대한 사회적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언제 어떠한 양상으로 발생할지 알기 힘든 감염병의 불확실성 탓에 국민적 불안이 증폭되는 가운데 감염병 예방 및 대응 체계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바이러스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당면한 위험 요인이 다양하고 복잡해지면서 이를 관리하기 위한 공공의 기능이 더욱 중요해졌다. 사회적 책임은 더욱 커졌다. 위험이라는 공유재를 관리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함께 부담하고 책임져야 할 영역이 확대되고 이에 따라 공공의 기능과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116년 동안 국가적 재난 대응에 앞장서 왔을 뿐 아니라 적십자병원을 통해 우리나라 공공보건의료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1905년 설립된 적십자병원은 일제강점기에도 감염병 예방활동을 해왔다. 1918년부터 1920년까지 스페인 독감에 이어 치사율 50%를 상회하는 콜레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을 때 예방접종을 첫 의료사업으로 실시했다. 또 1991년에는 현재 질병관리본부에서 운영하는 ‘1339콜센터’의 전신인 ‘129 응급환자정보센터’를 운영하며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 이렇듯 대한적십자사는 공공보건의료 분야에서 오랫동안 경험과 전문성을 쌓아왔다.

특히 코로나19 대응 최일선에서 감염병 전담병원과 국민안심병원을 운영하는 동안 공공보건의료 서비스의 중요성과 확대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올해 전국 7개 적십자병원을 통합한 적십자의료원을 출범시켰다. 적십자의료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국민 건강 지킴이이자 의료 안전망으로서의 그 역할을 수행해나갈 것이다.

적십자의료원의 첫 사업은 ‘누구나진료센터’다. 누구나진료센터는 차상위계층, 노숙자, 외국인 근로자 등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누구나 진료 받을 수 있고, 공공의료에 뜻이 있는 의료진이라면 누구나 진료할 수 있다. 또 이를 돕고자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후원할 수 있는 참여형 공공의료 모델이다. 이 사업에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9월 11일부터 모금 캠페인을 시작한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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