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기후변화 대응 돕겠다”…세계 인정 받으려 ‘이미지 세탁’

  • 뉴시스
  • 입력 2021년 8월 26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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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기후 변화 대응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기 위한 시도인데 그간의 행적은 환경 파괴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탈레반의 문화 위원회 소속 압둘 카하르 발키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주간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세운 ‘아프간 이슬람 토후국’이 전 세계적 인정을 받길 원한다고 밝혔다.

발키는 “우리는 세계가 화해하고 우리뿐만 아니라 전 인류가 직면한 도전에 맞서기 위해 함께 뭉칠 특별한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면서 “세계 안보와 기후변화에 이르는 이런 도전은 모두의 집단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위크는 탈레반이 나무 심기, 환경 보호 같은 친환경 사업을 지지한다고 스스로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불법 벌목과 채굴 등 기후 저해 활동을 벌인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후 변화 대응을 돕겠다는 이들의 주장은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후 위기 대응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물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주요국 정상들이 모두 강조하고 있는 의제다.

탈레반은 미국과 동맹국들의 아프간 철수를 틈타 이달 수도 카불을 장악했다. 이어 엄격한 이슬람 법(샤리아) 을 따르는 이슬람 토후국 수립을 선포했다.

탈레반은 표면적으로는 여성 인권 존중, 협상을 통한 포괄적 정부 구성, 국제사회와 우호적 관계 구축 등을 주장하며 이전보다 현대적인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이후 여성이나 반 탈레반 인사에 대한 탄압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면서 말 뿐인 변화라는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탈레반이 민간인과 아프간 정부군 즉결 처형 등 심각한 인권 침해를 저지르고 있다는 신뢰할 만한 보고가 있다고 24일 밝혔다.

[런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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