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인상에도 국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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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26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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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1.8.26/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1.8.26/뉴스1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 마저 시사했음에도 채권시장은 오히려 강세(채권금리 하락)로 마감했다. 이미 채권시장은 연내 2차례 인상을 선반영하고 있는 만큼 동결 소수의견 등장과 한은의 잠재성장률 하향 조정 등 국채금리 하락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 대비 3.7bp(1bp=0.01%) 하락한 1.398%로 거래를 마쳤다. 오전 중에는 상승세를 보였으나 오후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2년물도 3.6bp 떨어진 1.258%, 5년물도 2.8bp 내려 1.658%를 기록했다. 장기물인 10년물은 0.8bp 소폭 하락해 1.928%, 20년물과 30년물도 각각 0.2bp, 0.1bp 하락한 1.998%, 1.982%로 마감했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기존 연 0.50%에서 0.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번 금통위의 결정에 영향을 준 3가지 요인으로 Δ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세가 지속되지만 앞으로 백신접종 확대, 수출 호조로 견실한 경기회복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 Δ물가상승 압력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는 점 Δ완화적 금융 여건에서 금융 불균형이 계속 누적되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도 시사했다. 그는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지금 금리 수준은 여전히 완화적이며, 실질 금리 수준은 여전히 큰 폭의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며 “실물경기를 제약하는 금리는 아니라고 보며 당연히 우리가 판단하는 중립금리보다도 지금의 기준금리는 낮다”고 했다.

다만 잠재성장률에 대해서는 “코로나19로 워낙 충격이 컸기 때문에 잠재성장률을 다시 추정해 본 결과, 올해와 내년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 수준으로 2~3년 전 2.5% 내외와 비교해 많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금융투자협회 제공) © 뉴스1
(금융투자협회 제공) © 뉴스1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채권시장은 장초반 약세(금리 상승)를 보였지만 이 총재의 기자회견 중 강세(금리 하락) 전환했다. 강세 폭을 확대한 시점은 주상영 위원의 동결 소수의견 발표와 이 총재의 잠재성장률 언급 시점 등”이라며 “잠재성장률이 낮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상 사이클에서 한국의 기준금리 정점은 지난 정점(1.75%)보다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내년 말 한국 기준금리는 현재보다 1~2차례 인상된 수준인 1.0~1.25%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무게 중심이 금융 불균형 리스크 대응으로 이동한 점을 감안해 연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 인상 시점은 11월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급격하게 악화되지 않는다면 향후 한은의 통화정책 스탠스는 금융 불균형 리스크 대응에 맞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에 이미 소수의견 개진을 통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확인됐던 만큼,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완화의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할 것이라는 견해가 확인된 만큼 단기적이나마 시중금리는 정책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1개월 전후를 기준으로 국고채 10년물은 1.85%~2.00%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으로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인식과 함께 잠재성장률 하향을 통해 한은의 장기적 경기 인식이 좋지 않음이 확인됐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3분기 경제지표 부진 우려도 있다”며 “시중금리에는 상방 요인은 대부분 반영됐고 반영되지 않은 하방 요인이 더 많기 때문에 금리 상승 가능성은 낮다. 단기물은 현 수준에서 보합세를 보이겠지만, 장기금리는 잠재성장률 하방 리스크를 반영해 하락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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