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文 사위 ‘특혜 취업’ 의혹 보도, 앞으론 못 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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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26일 10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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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동아일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동아일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26일 문재인 대통령 사위의 특혜 취업 의혹 보도와 관련해 “앞으로는 대한민국 언론에서 두 번 다시 보기 어려운 형태의 폭로 기사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언론중재법이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대통령 가족은 공직자가 아니므로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언론사를 망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안 대표는 “물론 대통령 가족에게도 거주 이전의 자유가 있고,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으며, 심지어 새로운 국적을 선택할 자유도 있다”며 “그러나 대통령 가족이라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윤리적 의무가 먼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히 대통령 사위의 해외 취업을 고리로 어느 정치인과 청와대가 유착됐다는 의혹은 윤리 도덕을 넘어선 법적인 문제”라며 “그럼에도 청와대는 사실 확인을 요구하는 기자단에게 ‘대통령 가족의 신상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불리하면 침묵하는 게 청와대의 주특기인데, ‘아니오’가 아니라 ‘할 말이 없다’라는 반응이면 뭔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그 가족은 검수완박에 이은 언자완박(언론 자유 완전 박탈)으로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확신을 갖고 버티기에 돌입하는 모양새”라며 “검찰 수사를 통한 실체적 진실 파악은 물론 언론 보도를 통한 의혹 제기마저 불가능해진다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죽고 대한민국의 권력자들만 살판나는 것이다. 그럴 때는 음모론과 가짜 뉴스가 오히려 판치게 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전날 중앙일보는 타이이스타의 훈련국장으로 근무한 일본인 구마다 아키라 씨의 입을 빌려 문 대통령의 사위인 서모 씨의 특혜 취업 의혹을 제기했다. 타이이스타는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사건’으로 구속된 무소속 이상직 의원이 창업한 이스타항공과 합작을 추진하던 태국 항공사다. 이 의원은 문재인 대선캠프에서 직능본부 수석부본부장으로 활동했던 인물.

구마다 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서 씨는 항공 지식·경험이 전혀 없었고 영어도 잘 못 했다”며 “그러나 대통령 사위로서 이스타항공과 한국 정부에 영향력을 발휘해 타이이스타가 자금을 얻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같은 날 춘추관에서 보도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대통령 가족의 개인 신상과 관련해서는 언급해드릴 사안이 아니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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