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중학교 날리고 고교학점제 직격탄…학부모들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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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24일 14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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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2일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하교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지난 6월2일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하교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교육부가 2023년 고등학교 1학년부터 고교학점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적용하기로 하면서 중학교 1·2학년 자녀가 있는 학부모 사이에서는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가 전날(23일) 고교학점제 단계적 이행 계획을 발표한 뒤 중학교 1·2학년 학부모들은 자녀가 고교에 입학한 이후 달라지는 교육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고교학점제는 문재인정부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로 고교에서도 대학처럼 학생이 진로와 적성을 고려해 과목을 고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2025년 전면 적용에 앞서 2023년부터 일반계고에 단계 적용된다.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 모든 선택과목에 성취평가제(절대평가) 도입, 학업성취율이 40%가 되지 않으면 적용하는 ‘미이수제’ 등 고교학점제 관련 핵심 내용은 2025년 고교 1학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2023년 고교 1학년부터 수업량 기준인 ‘단위’가 ‘학점’으로 전환된다. 고교 3년간 총 이수학점은 기존 204단위에서 192학점으로 바뀐다. 총 수업시간이 기존 2890시간에서 2720시간으로 170시간 줄어든다.

학교 내신 평가와 함께 대입 제도는 2024년까지 현행대로 유지되면서 고교 교육과정에 당장 급격한 변화는 생기지 않지만 중학교 1·2학년 학부모 사이에서는 ‘날벼락을 맞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경기 한 온라인 맘카페에서는 자녀가 중학교 2학년이라고 밝힌 한 학부모가 “갑자기 날벼락이다”면서 “고교학점제를 하면서 정시를 확대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고교학점제는 대입 제도 개편과 연동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 전형 비중이 높으면 수능 과목 중심으로 과목이 편성될 가능성 탓이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가 적용되는 대입 개편안을 2024년 2월까지 마련한다.

울산에서 중학교 2학년 자녀를 키우는 문모씨(52)는 “대입은 정시가 40% 이상인 상황에서 고교학점제가 적용되면 수능을 위한 사교육을 준비해야 하나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고교학점제가 단계 적용되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중학교와 상이한 교육과정에 부적응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코로나19 사태로 중학교에서도 생활을 제대로 못 했는데 고교학점제까지 겪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에서 중학교 2학년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있는 김모씨(46)는 “중학교에서 연습한 대로 고등학교에서도 다니면 될 거라 생각했을 텐데 새롭게 익혀야 하는 변화가 오는 것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선택과목 확대에 따른 교원 확충 방안과 진로·진학 교사 확충 등이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고교학점제가 적용되는 것을 두고도 학교에 혼란만 불러온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일부 학부모 단체에서도 고교학점제 도입을 두고 반발이 일고 있다.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학부모회)는 지역·학교 간 불평등 확대 가능성과 대학 입시에 종속된 과목 선택 등을 들며 고교학점제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박은경 학부모회 대표는 “학부모로서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대입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출발선이 또 달라지겠구나 하는 지점”이라며 “대입을 전면 개편해야 고교학점제가 작동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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