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 깜깜 확진 34% 역대 최고… “주100시간 조사해도 추적못해”

조건희 기자 , 이지윤 기자 , 김소영 기자 입력 2021-08-24 03:00수정 2021-08-24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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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4차 유행]델타 변이에 K방역 구멍 우려
인천공항서 모더나 백신 수송 23일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코로나19 백신 수송 담당 직원들이 모더나 백신을 옮기고 있다. 이날 모더나 백신 101만 회분이 한국에 들어왔고 다음 달 5일까지 600만 회분이 순차적으로 반입될 예정이다. 인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최근 수도권의 한 기초자치단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도 ‘현장 역학조사’라는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확진자가 나오면 직장 식당 등 동선을 파악한 뒤 역학조사관이 현장에 출동해 밀접 접촉자를 분류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4차 유행 시작 이후 확진자 급증의 여파로 조사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모든 현장을 직접 확인하는 게 불가능해졌다. 해당 자치단체의 역학조사관 A 씨는 “밤샘 근무를 해도 조사 속도보다 새로운 확진자가 나타나는 속도가 더 빠른 실정”이라며 “사실상 집단감염이 발생한 현장만 나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 확진자 3명 중 1명이 ‘경로 불명’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을 추적하고 밀접 접촉자를 분류해 격리하는 ‘한국형 방역’이 최근 방역 현장 곳곳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현장 조사가 인도발 ‘델타 변이’의 빠른 전파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는 확진자 수 증가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최근 1주일간(15∼21일) 국내 감염 코로나19 확진자 1만2258명 가운데 ‘감염 경로 조사 중’인 이들이 4195명(34.2%)이었다고 23일 밝혔다. 확진자 3명 중 1명의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셈이다. 이 비율은 지난해 1월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가장 높다. 이달 초(1∼7일) 25.5%와 비교해서도 증가세가 뚜렷하다.

반면 기존 확진자의 접촉자 등으로 분류돼 자가 격리 상태에 있다가 코로나19에 확진된 사람의 비율인 ‘방역망 내 관리 비율’은 최근 1주일간 35.6%였다. 방역망 바깥에서 확진되는 비율이 64.4%인 셈이다. 방역망 밖 확진자 비율이 높아질수록 감염 통제가 안 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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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역학조사관들은 “추적 역량의 한계를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성곤 인천시 역학조사관은 “4차 유행 전에는 확진자가 나온 당일 거의 모든 접촉자를 찾아내 자가 격리를 통보했다. 하지만 최근엔 주 100시간씩 조사에 매달려도 동선 추적에 지연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임민아 경북도 역학조사관은 “지난달엔 조사 대상이 2000건이었다면 최근엔 1만 건 이상으로 늘었다”며 “조사 대상이 늘면서 접촉자 격리가 늦어지고, 그만큼 n차 전파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 유영민 “내년 1억7000만 회분 활용 가능”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해 “(델타 변이의 경우) 본인이 증상을 체감하기 어려워 감염 경로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누적된 지역사회 숨은 감염원이 상당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 청장은 “(4차 유행이) 9월까지는 완만하게 진행되고 완만하게 꺾일 것으로 예측된다”며 “추석 전까지 백신 접종률 70%를 달성하며 전염을 차단하는 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확진자 억제보다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하는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 전환 시점에 대해 정 청장은 “9월 말, 10월 초 준비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부스터샷과 관련해 “코로나19 의료진과 요양병원 환자들의 추가 접종 시점이 9월과 10, 11월로 돌아와서 이분들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청장은 또 한국의 2차 접종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36위라는 지적에 대해 “조금 낮은 상황”이라고 인정했다.

백신 수급과 관련해 이날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올해 접종을 마치고 내년으로 이월되는 백신 물량이 8000만 회분이고 신규로 9000만 회분을 구매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내년에 활용 가능한 백신은 총 1억7000만 회분으로 전체 인구 대비 3배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깜깜이 확진#k방역 구멍#델타 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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