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쿠팡 화재날 먹방 무책임”…이재명 “실시간 대응” 반박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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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당일 시간대별 조치 공개… 정세균 “구구한 변명, 국민 속이는 일”
野 “李, 세월호때 박근혜 고발하더니”
李 “지휘하고 보고받았느냐가 중요”
野 “곧바로 현장에 달려갔어야”

‘황교익TV’ 캡처
‘황교익TV’ 캡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6월 경기 이천 쿠팡물류센터 화재 당일 음식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의 유튜브 채널인 ‘황교익TV’에 출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여야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이 지사는 “재난 총책임자로서 실시간 대응을 했다”고 반박했지만 지사직 유지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경기도는 20일 “이 지사가 사건 당일 재난책임자 역할을 충실히 했다”며 화재 당일인 6월 17일 이 지사의 당일 시간대별 조치를 담은 자료를 냈다. 경기도에 따르면 당일 오전 5시 36분에 발생한 화재는 오전 8시 19분 초기 진화가 됐고, 대응 1단계가 해제됐다. 경기도는 “이에 따라 전날 미리 경남 창원으로 가 있던 이 지사는 김경수 당시 경남도지사와의 협약식 등을 예정대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오후 들어 대응 1, 2단계가 다시 차례로 발령되자 이 지사가 경기도 행정1부지사를 현장으로 급파하고 화재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고 대처했다는 게 경기도 측의 설명이다. 이 지사가 유튜브 촬영을 마치고 다음 날 예정된 경남 고성 일정을 전면 취소한 뒤 화재 현장에 도착한 건 18일 오전 1시 30분경이었다.

경기도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다른 주자들의 공세는 불을 뿜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명백한 과오에 대한 구구한 변명은 국민을 속이는 일”이라며 “백번을 되짚어도 명백한 사실은 이 지사가 지사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전날 “경기도 재난재해 총책임자로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보”라고 힐난한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캠프는 이날 따로 논평을 내지 않았다.

이 지사가 2016년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적을 둘러싼 이른바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을 직무유기 및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도 다시 거론됐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을 고발한 이 지사가 정작 본인은 이천 화재 때 떡볶이 ‘먹방’(먹는 방송)’을 찍으면서 파안대소했다”고 비판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측도 “사람이 실종되고 관내에서 엄청난 화재가 계속되고 있는데 어떻게 다른 지역에서 자기 볼일을 다 볼 수 있느냐”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가지고 정치적 희생물로 삼거나 공방의 대상으로 만든다”고 맞섰다. 이 지사는 “우리 국민은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시) 왜 구조 현장에 가지 않았는지 문제 삼지 않고 지휘를 했느냐 안 했느냐, 보고를 받았느냐를 문제 삼는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영상을 찍기 위해 경남에 남아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다음 날 일정 때문에 (경남에서 머문) 그런 것”이라며 “말도 안 되는 공격”이라고 일축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논쟁 감도 아닌 논쟁을 벌여 한가한 듯한 인상을 국민에게 주면 안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 지사와 영상 촬영을 한 뒤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됐던 황 씨는 이날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사장 후보자 자리에서 자진 사퇴했다. 사장 내정 사실이 알려진 지 일주일 만이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이재명#쿠팡 화재날#황교익과 먹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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