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백정현, 프로데뷔 14년 만에 시즌 10승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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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투구 늘리며 제구력 좋아져
투심-체인지업-슬라이더 등 다양
타자들 타이밍 뺏어 효과적 투구

18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는 삼성의 투수 백정현. 삼성 제공
18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는 삼성의 투수 백정현. 삼성 제공
“그냥 훈련한 결과가 경기에 나오기 시작한 것 같아요.”

프로야구 삼성 선발 백정현(34)이 19일 본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꺼낸 말이다. 프로 데뷔 14년 만에 시즌 10승을 달성한 투수치고는 말투가 담담했다.

백정현은 과거 정규시즌이 아닌 개막 전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만 같은 왼손 투수인 클레이턴 커쇼(LA 다저스)와 같이 좋은 공을 던진다는 이유로 ‘오키나와 커쇼’로 불렸다. 2017년 개인 통산 최다 8승 고지를 밟으면서는 ‘백쇼(백정현+커쇼)’로 불리기도 했다.

이번 시즌은 ‘백쇼’란 수식어가 부족할 지경이다. 특히 최근 성적이 눈부시다. 평균자책점은 6월 0.88, 7월 0.66을 기록했고, 이달엔 2경기 연속 실점이 없다. 3개월간(6∼8월) 매달 2승씩 챙기며 평균자책점을 0점대에 고정시켰다.

달라진 건 훈련량이다. 평소 훈련 시 하루 30∼40개 공을 던지던 그는 5월부터 개수 제한 없이 던지기 시작했다. 투구 수를 얼마나 늘렸냐는 질문에 백정현은 “스스로 마음에 들 때까지 던졌다. 너무 많이 던져서 포수에게 미안했다”고 했다. 그 덕분에 제구력이 향상되면서 실점이 뚝 떨어졌다. 4, 5월 경기당 평균 2.6실점을 하던 그는 6월 1실점, 7월 0.5실점, 이달엔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이동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제구가 완벽하다’는 말은 최근 백정현의 투구를 놓고 쓸 수 있는 표현”이라며 “주 구종인 투심 제구에 자신감이 생기면서 제2, 3구종인 체인지업, 슬라이더까지 효과적으로 사용하니 타자들이 타이밍을 뺏길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팀 후배 원태인에 이어 백정현도 시즌 10승을 올리며 다승왕 공동 2위에 오르자 9년 만의 단독 토종 다승왕 탄생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양현종이 헥터 노에시(20승·이상 당시 KIA)와 공동 다승왕에 오른 2017년을 제외하면 2012년(장원삼·당시 삼성) 이후 다승왕 타이틀은 모두 외국인 투수가 가져갔다.

백정현은 “다승왕을 의식하고 있진 않다. (시즌 10승도) 야수들이 도와줘서 이룬 성적”이라며 “내 타이틀보다 팀 우승이 중요하다. 팀을 위해 노력하다 보면 개인 성적은 따라올 뿐”이라고 밝혔다.

19일 팀 동료 뷰캐넌도 10승 투수 대열에 합류했다. 한화와의 경기에서 5와 3분의 2이닝 3실점으로 팀의 11-3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은 3위 자리를 지켰다. 2위 LG는 선두 KT에 1-0으로 이겨 1.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프로야구#삼성#백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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