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40홈런 100이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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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亞선수 최다 홈런, 마운드선 시즌 100이닝 첫 달성
2승 추가땐 루스이어 두 번째로
10승-10홈런 대기록 달성 앞둬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 유력

19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디트로이트와의 경기에서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디트로이트=AP 뉴시스
19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디트로이트와의 경기에서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디트로이트=AP 뉴시스
세계 최고의 야구 천재들이 모인다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2021시즌을 ‘자신의 해’로 장식 중인 오타니 쇼헤이(27·LA에인절스)가 원맨쇼를 펼쳤다. 타석에서는 역사적인 홈런을, 마운드에서는 에이스다운 모습으로 승리를 기록했다. 오타니는 19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와의 방문경기에 선발투수 겸 1번 타자로 나섰다. MLB 전체 홈런 1위 오타니는 최근 10경기째 1번 타자로 나서고 있다. 한 타석이라도 더 많이 서서 홈런을 늘리자는, 팀 차원의 지원 사격이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타석에 선 오타니에게 쏠린 관심은 ‘홈런’이었다.

1회초 삼진을 당한 오타니는 3회초 우익수 뜬공, 6회초 2루수 땅볼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오타니는 팀이 2-1로 앞선 8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구원투수 호세 시스네로(32)의 두 번째 공이 한가운데로 몰리자 오른쪽 담장 밖으로 넘겼다(비거리 약 131m). 시즌 40호 홈런. 에인절스 왼손 타자 사상 최다(종전 레지 잭슨·39개)이자 MLB에서 활약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오른 40홈런 고지다. 홈런 2위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2·토론토)와의 격차도 5개로 벌렸다.

마운드에서의 활약도 만점이었다. 2, 3회를 각각 공 7개로 끝내는 등 깔끔한 투구를 펼친 끝에 8회까지 6피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5회말 1사에서 윌리 카스트로(24)에게 내준 홈런이 유일한 흠이었다.

9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디트로이트와의 경기에서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이날 투수로 8이닝 1실점을 기록해 시즌 8승째를 거둔 오타니는 타석에서 2-1로 앞선 8회초 쐐기 홈런을 치는 등 ‘원맨쇼’를 펼쳤다. 이날 홈런은 에인절스 왼손타자 역대 최다 홈런(40개)이자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하는 아시아 선수 최초의 40홈런이다. MLB 전체 홈런 1위인 오타니는 2위와의 격차를 5개로 벌렸다. 디트로이트=AP 뉴시스
9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디트로이트와의 경기에서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이날 투수로 8이닝 1실점을 기록해 시즌 8승째를 거둔 오타니는 타석에서 2-1로 앞선 8회초 쐐기 홈런을 치는 등 ‘원맨쇼’를 펼쳤다. 이날 홈런은 에인절스 왼손타자 역대 최다 홈런(40개)이자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하는 아시아 선수 최초의 40홈런이다. MLB 전체 홈런 1위인 오타니는 2위와의 격차를 5개로 벌렸다. 디트로이트=AP 뉴시스
이날 경기 전까지 투수로 92이닝을 소화한 오타니는 8이닝을 추가하며 2018시즌 MLB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100이닝’을 채웠다. ‘8이닝’도 종전 자신의 최장 이닝(7과 3분의 2이닝·2018년·탬파베이)을 넘어선 기록. 8회까지 공 90개를 던져 MLB 첫 ‘완투승’도 노려볼 만했지만 2점 차로 앞선 세이브 상황에서 체력 안배를 위해 라이셀 이글레시아스(30)에게 공을 넘겼다. 이글레시아스는 시즌 27세이브로 오타니의 시즌 8승을 지켰다.

경기 후 오타니는 “(8회에) 타석에 나갈지 바뀔지 확신이 안 서던 때였다. 타석에 섰을 때 승리를 굳히는 점수를 원했다. (그 홈런은) 나와 팀에 컸다”고 말했다. 투수 교체에 대해 “6회 이후 피로감을 느꼈고 우리 팀엔 이글레시아스라는 대단한 마무리가 있다”며 개의치 않아 했다.

일본프로야구(NPB) 시절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이도류’로 2014년 ‘11승-10홈런’, 2016년 ‘10승-22홈런’을 기록한 오타니는 MLB에서도 이도류를 유지했다. 데뷔 시즌인 2018년 22홈런으로 장타력은 인정받았지만 투수로 4승을 거두고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후 수술을 해 이도류에 대한 우려가 따랐다. 한우물을 파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부상 복귀 후 2019시즌 18홈런을 쳤지만 여전히 마운드 10승은 요원해 보였다.

부상에서 완쾌한 뒤 올 시즌을 시작한 오타니는 투타에 걸쳐 만화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도 오타니로 굳어가는 분위기다.

오타니는 투수로 2승을 추가하면 MLB 역사상 두 번째 단일 시즌 ‘10승 이상, 1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된다. 종전 기록은 1918시즌 당시 베이브 루스(당시 보스턴)가 세운 13승, 11홈런으로 103년 만의 대기록이다.

베이브 루스(왼쪽 사진), 김성한.
베이브 루스(왼쪽 사진), 김성한.
한미일 프로야구로 범위를 넓혀도 투타에 걸친 동시 대기록은 찾기 힘들다. NPB에서는 오타니 홀로 두 번 기록했고 한국에서는 1982년 김성한(당시 해태)의 10승, 13홈런이 유일하다.

오타니가 세계 최고로 꼽히는 MLB, NPB 두 리그에서 ‘10승 이상, 10홈런 이상’을 기록한 최초의 선수가 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메이저리그#오타니 쇼헤이#100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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