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여중사 사망사건 “모른다 하라”…軍 ‘2차가해’ 방지 목적

뉴스1 입력 2021-08-19 14:08수정 2021-08-1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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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해군 소속 여군의 빈소가 마련된 대전 유성구 국군대전병원에 근조화환을 운반하는 차량이 정문으로 진입하고 있다. 해군 소속 여군은 남성 상사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신고 후 본인의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21.8.13/뉴스1 © News1
성추행 피해 해군 부사관 사망사건과 관련해 해군이 예하부대에 ‘함구령’을 내렸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해군 제2함대사령부 소속 전단급 부대 주임원사는 여성 중사가 사망한 다음 날인 13일 이번 사건과 관련 “누가 물어보면 모른다고 하라”는 내용의 문자를 예하부대 주임원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자에는 “현시점에서는 2차 피해를 막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저런 과장된, 또는 추측성 언행을 주의해주시고, 공문으로 시달된 문서를 함정별 꼭 교육해주시기 바란다”며 “누가 물어보면 모른다고 하시고 언론에 나오는 내용만 참고하시기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다.

군 일각에서는 이번 문자가 이번 사건을 확대하지 않으려는 일종의 압박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군 당국은 고인에 대한 ‘2차 가해’나 ‘명예훼손’을 막기 위해 부사관 개인이 예하부대에 전한 메시지라고 해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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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관계자는 “해당 공지는 지침이 아닌 예하 부대 주임원사가 개인적으로 다른 주임원사 등에게 전파한 내용”이라며 “추측성 루머나 2차 가해 등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주임원사들 상호간에 전송된 문자였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성추행 피해 부사관 사망사건 발생 이후, 타 부대에서 해당 함대 및 부대에 문의 전화가 폭증해 장병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상황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해군 등에 따르면 지난 5월24일 2함대 예하 인천권 도서지역 부대에 전입한 A중사는 사흘 뒤인 5월27일 상관인 B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이 사실을 전입 전부터 친분이 있던 C주임상사에게 알렸다.

그러나 C주임상사는 “A중사가 성추행 피해사실이 외부에 알려지길 원치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채 A중사와 B상사가 계속 함께 근무하도록 내버려뒀다. B상사에게만 “행동을 조심하라”는 주의를 줬을 뿐이다.

A중사는 그로부터 70여일이 지난 이달 7일 부대장 면담을 통해 성추행 피해 사실을 재차 밝혔고, 이틀 뒤 이 사건은 군사경찰에 정식 접수돼 수사가 시작됐으나 A중사는 12일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와 관련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A중사 유족의 말을 빌려 “5월27일 성추행 이후 (A중사에 대한) 부대 내 가해자의 지속적인 따돌림과 괴롭힘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A중사가 부대 내 인원에게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린 것 자체가 ‘도와달라’는 신호였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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