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이어 ‘람다’ 상륙 우려…전문가들 “접종률 올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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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17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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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마련된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출국자들이 유전자 증폭(PCR) 검체채취 및 항체검사를 받기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1.7.15/뉴스1 © News1
15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마련된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출국자들이 유전자 증폭(PCR) 검체채취 및 항체검사를 받기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1.7.15/뉴스1 © News1
‘델타(인도 유래) 변이’가 전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을 주도하는 가운데, 이제 백신 효과를 크게 떨어뜨리고 치명률도 높은 ‘람다(페루 유래) 변이’에 대한 우려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도 유입이 확인돼, 우리도 ‘신종 슈퍼변이’ 등장을 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봉쇄할 정도로 해외유입을 차단하지 않는다면 진단과 치료제·백신 개발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들이다.

◇“람다, 국내 유입 가능성 부정 못해…대책 마련해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7월 기준, 세계보건기구(WHO)에 전 세계 31개국에서 확인된 람다 변이가 보고됐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람다 변이가 발견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람다 변이는 지난해 10월 페루에서 처음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다. WHO는 람다 변이를 관심 변이로, 국내 우점화된 델타 변이 등을 주요 변이로 구분했다.

WHO는 바이러스 결합 부위 변화나 항체에 영향을 미치는 변이가 확인되면 ‘관심 변이’로 분류한다. 반면 전염성·입원율을 높이거나 백신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증거가 확인되면 ‘주요 변이’로 규정한다.

하지만 람다 변이도 주요 변이로의 규정을 검토할 만큼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칠레와 페루 등 남미에 급속도로 퍼져 우세종화가 나타나고 있고, 2차 접종을 마친 사람도 감염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페루에서는 람다 변이 감염이 전체 코로나 확진자의 81%, 아르헨티나의 경우 약 37%로 나타났다. WHO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의 한 병원에서는 첫 람다 변이감염 확진자가 나온 뒤 약 한 달 만에 1080명이 감염됐다.

현재로선 람다 변이의 전파력과 백신 무력화능을 판단할 만한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주어진 환경에서 빠르게 전파되도록 강력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WHO는 지난달 23일 홈페이지에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에 백신 접종이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올렸는데 “발병률 높고, 백신 적용 범위(접종률)가 낮은 지역에서 새로운 변종이 나타날 가능성 있다. 각 국가 정부는 백신이 어떤 효과를 보이는 지 논의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에서는 지난 7일 첫 람다 변이 감염 확진자가 확인됐다. 우리도 국내 유입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책 마련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방역 당국도 람다 변이 유입 대응책을 마련하며 “경계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전 세계적으로 본격적인 확산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델타 변이와 유사한 정도로 백신 회피, 위중도를 나타낼 수 있다고 보고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충분히 있을 수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지 않고 있다”며 “속도나 시기는 아직 예단할 수 없다. 변이에 대비한 일반적인 대책을 충분히 마련하고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입 차단이 최우선…접종률 올리고 추가 접종 확대해야


감염병 전문가들은 “변이 바이러스 유입을 막는 것이 우선이지만 바이러스는 또 다른 변이를 만들어내는 특성이 강해, 최대한 예방접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람다 변이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아직 없다. 여러 변이 바이러스가 앞으로도 계속 나타날 수 있다. 감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3차 접종(부스터샷)을 진행하고, 전 연령대에 추가 접종을 확대해야 한다. 고위험군 접종률을 더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변이바이러스 유입을 막는 게 우선인데, 선제 대응을 위해선 해외 입국자 감염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접종 완료자 격리 면제를 신중히 해야 하는데 정부의 현 방역대책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확인되지 않았을 뿐, 국내에도 람다 변이가 이미 들어와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 변이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하는 유전자 검사 건수도 극히 적다. 보이지 않는 전파가 일어날 수 있다. 검사 건수를 늘려, 사전에 변이 바이러스를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람다 변이 근거와 자료를 확보해가는 동시에, 접종 속도를 내고 기존 치료제의 효과는 확인해봐야 하는 각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정부 지원을 받아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를 개발한 셀트리온 역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세포주 및 동물실험을 통해 대응력 관련 실험 결과를 계속 발표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람다 변이에 대해서도 유사 바이러스(슈도 바이러스)를 이용한 실험에서 중화능을 확인했다.

권준욱 부본부장 역시 “람다 변이의 전파력에 대한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 발생 추세와 규모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현재 사용 중인 항체치료제 등으로 효능평가와 모니터링 등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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