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된 ‘꿈나무 체육대회’ 13만5000명이 거쳐 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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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약이’ 신유빈 초등 전학년 우승… 체조 여홍철-여서정 부녀도 참가해
국가대표 450명-메달 200여개 배출… 교보생명 후원하는 유일한 민간대회

한국 탁구 유망주 신유빈이 경기 군포화산초 2학년 시절인 2012년 경북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교보생명 꿈나무체육대회에서 우승한 뒤 상장과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왼쪽 사진). 여자 체조 여서정이 초등학교 3학년 당시 2011년 강원 춘천에서 열린 이 대회에 참가한 모습. 교보생명 제공
한국 탁구 유망주 신유빈이 경기 군포화산초 2학년 시절인 2012년 경북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교보생명 꿈나무체육대회에서 우승한 뒤 상장과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왼쪽 사진). 여자 체조 여서정이 초등학교 3학년 당시 2011년 강원 춘천에서 열린 이 대회에 참가한 모습. 교보생명 제공
8일 막을 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한국 스포츠를 빛낼 유망주들이 쏟아졌다. 여자 체조 여서정(19·수원시청)을 비롯해 탁구 신유빈(17·대한항공)과 육상 높이뛰기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 등이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이들의 활약과 함께 최근 주목받는 대회가 있다. 36년 전부터 한국 스포츠 꿈나무 산실을 자처하고 있는 ‘꿈나무 체육대회’다.

이 대회는 1985년 교보생명이 체육 꿈나무 조기 발굴과 육성, 기초종목 활성화를 위해 창설한 민간 유일의 유소년 종합체육대회다. 매년 육상, 수영, 빙상, 체조, 유도, 탁구, 테니스 등 7개 기초종목에 4000여 명의 초등학생이 참가한다. 그동안 이 대회를 거쳐 간 선수만 약 13만5000명, 국가대표가 된 선수는 450여 명에 달한다.

‘스타’가 된 선수도 많다. 빙상의 이상화 심석희 등을 비롯해 여홍철 양학선(이상 체조), 박태환(수영), 정현(테니스), 유승민(탁구) 등이 대표적이다. 꿈나무 체육대회 출신이 올림픽과 아시아경기에서 획득한 메달만 200개를 넘는다. 도쿄 올림픽의 경우 해당 7개 종목에 출전한 한국 국가대표 46명 중 절반 이상(26명)이 이 대회에 참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첫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화제가 된 여서정은 인연이 깊다. 아버지 여홍철 경희대 교수(50)와 여서정이 모두 이 대회를 통해 꿈을 키웠다.

한국 탁구의 재도약을 책임진 신유빈도 마찬가지다. 도쿄 올림픽 당시 특유의 기합 소리가 병아리 울음소리와 닮았다는 이유로 ‘삐약이’라는 별명을 얻은 신유빈은 군포화산초 1학년 때부터 6학년까지 꿈나무체육대회에 매년 참가했다. 신유빈은 당시 전 학년 우승을 차지하며 맹활약했다.

24년 만에 한국 신기록을 세운 우상혁은 올림픽 당시 현역 일병 신분으로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중리초 5학년이던 2009년 이 대회에서 1m45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그는 올림픽에서 2m35를 뛰어넘으며 새 이정표를 세웠다.

도쿄 올림픽 유도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한 조구함(29·KH그룹 필룩스)과 안바울(27·남양주시청)도 거쳐 갔다.

교보생명은 해마다 7개의 기초종목 체육 꿈나무 중 2명씩을 선발해 중고교 6년간 장학금을 지원한다. 국가대표로 선발돼 국제대회에서 입상하는 선수에게는 별도의 장학금을 추가 지급하고 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청소년 선수 육성에 헌신한 점을 인정받아 지난해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 조직위원장에 선임되기도 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꿈나무 체육대회#신유빈#여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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