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상공서 보다”… 민간에 처음 열린 하늘길

독도=명민준 기자 입력 2021-08-16 03:00수정 2021-08-16 03:03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대구∼울릉도·독도 무착륙 비행
애국지사 후손 등 96명 참가
“하늘 허락해야 볼 수 있다는 독도
광복절 비행이라 더욱 의미 있어”
임봉준 씨 (애국지사 김금연 선생 아들·창가 쪽)와 권대용 씨(애국지사 권기일 선생 손자·바깥쪽)가 창밖의 독도 모습을 스마트폰에 담고 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하늘에 계신 할아버지도 아마 독도를 내려다보고 계신다면 이런 느낌 아닐까요.”

권대용 씨(71)는 비행기에서 내린 뒤에도 좀처럼 벅차오르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그는 항일독립운동 조직인 한족회의 교육회위원을 지낸 독립운동가 추산 권기일 선생(1886∼1920)의 손자다. 권 씨는 “조상님들의 목숨과 바꿔 어렵게 얻어낸 광복인데 일본이 아직도 독도를 자기들 땅이라고 우기고 있다. 후손으로서 독도 수호 의지가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광복절 76주년을 맞은 15일 오후. 대구국제공항을 출발해 울릉도와 독도를 돌아 다시 대구로 돌아오는 ‘무착륙 비행 행사’가 열렸다.

국내 항공사인 하이에어의 50인승 여객기(ATR-72)를 이용해 오전과 오후 두 차례 비행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울릉도와 독도 그리기에 참여한 일반인과 애국지사의 후손, 독도 관련 단체 관계자 등 모두 96명이 하늘길에 올랐다. 어머니와 함께 비행기를 탔다는 김효선 씨(33·여)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조만간 울릉도에 배치받게 됐다”며 “경주에 사는 엄마와 소중한 추억을 남기게 돼 너무 좋다”고 기뻐했다.

주요기사
15일 하늘에서 바라본 독도. 경북도 제공
2차 비행은 오후 2시 50분 대구공항을 이륙했다. 30여 분이 지났을까. 구름 사이로 동해바다가 시원스럽게 펼쳐졌다. 오후 3시 45분경 고도 4500m에서 2400m까지 하강하자 검푸른 바다 한가운데 독도가 모습을 드러냈다. 순간 탑승객들이 저마다 탄성을 자아내며 박수를 쳤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섬은 손에 잡힐 듯 가까이에 있었다. 섬은 평온해 보였다. 동쪽 끝 바다를 지키고 있는 외로운 독도의 모습을 탑승객들은 스마트폰에 담아냈다. 구해열 씨(70)는 “독도는 하늘이 허락해야 볼 수 있다고 들었다. 광복절을 맞아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비행기는 2시간 남짓한 여정을 마치고 오후 5시경 대구공항에 도착했다. 탑승객들은 독도명예주민증과 함께 독도의 공기를 담은 공기캔 등 이색 기념품을 선물받았다. 최혁준 경북도 통합신공항추진단장은 “독도 상공 위로 민간 항공기가 비행한 것은 이번 비행이 처음이다. 광복절에 비행이 이뤄져 더욱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현재 국비 6650억 원을 들여 울릉공항을 짓고 있다. 지난해 11월 착공했으며 2025년 개항이 목표다. 현재 배로 약 3시간 이상(포항∼울릉 기준) 걸리는데 울릉공항이 생기면 1시간 생활권이 돼 관광 등 경제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독도=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광복절 76주년#무착륙 비행 행사#독도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