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D램값 하락 전망에 반도체 주가 ‘털썩’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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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슈퍼사이클’ 조기에 끝나나

올해 들어 상승세를 거듭했던 메모리반도체(D램) 가격이 연말에 하락세로 전환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18년 이후 3년 만에 찾아온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 특수를 기대하던 반도체 업계와 시장의 기대감도 식어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이번 주 들어 각각 5.52%, 14.83% 떨어지며 연중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게 이런 분위기를 반영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12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91% 내린 7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4.74% 하락한 10만500원에 마감했다. 11일(현지 시간) 미국 메모리반도체 회사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역시 전일보다 1.16% 하락한 75.03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주 들어 8.50% 급락한 수치다.

반도체 업계는 “과도한 우려”라며 반박하고 있다.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수요-공급의 일시적 불균형으로 일시적 가격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좋은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 “D램값 떨어진다” 분석 잇따라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조기에 저물 것이라고 예상하는 쪽은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시장조사기관 등이다. 모건스탠리는 11일 ‘메모리반도체의 겨울이 오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반도체 공급이 최고점에 다다르면서 수요를 넘어서고 있다. D램 가격의 활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달 초만 해도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비중 확대를 제시했던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9만8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SK하이닉스는 15만6000원에서 8만 원으로 내렸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 4분기(10∼12월) PC용 D램 고정거래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다고 예상했다. 고정거래가격은 반도체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PC, 서버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거래하는 도매가격을 뜻한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7∼9월)까지 고정거래가격이 전 분기 대비 3∼8% 상승하겠지만 4분기에는 최대 5%까지 떨어지고 이후에도 상승세가 수그러들 것으로 봤다.

이들은 두 가지 근거를 들어 반도체 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원격근무, 교육, 온라인 소비가 활발해지면서 크게 늘었던 노트북, PC의 시장 수요가 한풀 꺾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메모리반도체 재고 증가도 가격 하락 전망을 뒷받침한다. 메모리반도체 최대 수요처인 PC와 스마트폰 생산 업체들은 메모리반도체가 아닌 중앙처리장치(CPU) 등 시스템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수급이 원활한 메모리반도체는 재고가 쌓이고 이는 가격 하락 요인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 반도체 업계 “과도한 우려”
하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은 이 같은 우려에 ‘거리 두기’를 하고 있다. 통상 2년 가까이 지속됐던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이전보다 짧아지는 경향은 있지만 올 들어 시작된 가격 상승 흐름이 1년도 안 돼 끝날 것이란 전망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두 기업 모두 2분기(4∼6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내내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기업 재고 역시 우려할 정도로 많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도 응용처 전반에서 견조한 수요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노종원 SK하이닉스 경영지원담당 부사장(CFO·최고재무책임자)도 “전반적인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d램#가격하락#반도체 주가#슈퍼사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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