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도?’…빠른 전파 속도만큼 늘어나는 ‘무증상’ 감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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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12일 0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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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제3주차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위해 방문한 시민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2021.8.11 /뉴스1 © News1
11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제3주차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위해 방문한 시민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2021.8.11 /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과 함께 최근 무증상 상태로 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되는 사례가 급증, 폭발적인 확진자 증가세를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시작되기 전인 올해 초까지 대부분의 확진자의 경우 기침·인후통·근육통·후각소실 등의 대표적인 코로나19 감염 증상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집단감염지에서는 통상 지표환자의 경우 대부분 이런 증상이 나타난 후 검사를 받고 확진, 접촉자들도 증상 발현 기간의 차이만 보일 뿐 대부분 비슷한 증상을 호소했다. 각 지자체가 지난해까지 발표한 증상 발현 여부에 대한 통계로도 무증상 상태에서 양성판정을 받은 확진자는 30% 내외에 불과했다.

그러나 4차 대유행 중인 최근 확진자들의 경우 자신이 감염된 줄도 모르고 접촉자로 통보받은 뒤 확진되는 사례가 급격히 증가해 또 다른 감염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경기 파주시의 경우 지난 11일 오후 7시까지 19명이 확진된 가운데 그중 6명은 접촉자로 분류된 후 자가격리 중, 2명은 확진자 가족으로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나 검사를 받아 확진됐지만 절반이 넘는 나머지 11명은 무증상 상태로 확진됐다.

최근 외국인노동자 집단감염이 발생한 인천 남동구, 충남, 경기북부 지역 공단들의 경우 최초 확진자가 나온 후 선제적 검사를 벌여 나온 추가 확진자들 대부분 역시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이들 무증상 감염자의 경우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감염 사실을 모른 채 활동하기 때문에 유증상자와 달리 자신도 모르게 가족은 물론 지인 등 많은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집단감염이 발생한 유흥업소들의 경우 시설을 이용했거나 접촉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사회적인 시선을 의식해 의식적으로 검사를 피한 확진자들로 인해 4차 대유행을 주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작된 지난 7월12일 오후 서울 강남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7.12/뉴스1 © News1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작된 지난 7월12일 오후 서울 강남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7.12/뉴스1 © News1

수도권 지역에서 누적 확진자 수로 성남에 이어 고양과 함께 2·3위를 다투고 있는 강남구의 경우 지난 6월 유흥업소發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후 무증상 감염자의 동선 파악이 늦어 폭발적인 증가세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양세다.

지난달 말 노래방 도우미를 통해 집단감염이 발생한 고양시도 노래연습장 종사자와 도우미가 19명이 확진됐지만 방문객 중 확진자는 27명에 불과해 수치상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확진된 도우미들이 하루에도 4~5곳의 업소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 손님들과 좁은 공간에서 접촉했다면 더 많은 방문객들이 확진자로 나왔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한 델타 변이바이러스의 경우 전파 속도가 워낙 빨라 무증상 상태의 확진자가 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모씨(38·서울)는 “이틀 전 만난 친구로부터 ‘확진됐으니 검사를 받아 보라’는 말을 듣고 별 증상 없이 검사 후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 친구도 무증상이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짧은 시간에 감염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 관계자는 “유럽 등 외국 사례를 보면 확진자 1명당 무증상 상태로 치료받지 않고 항체가 생긴 감염자가 10명에 달한다”며 “코로나19 초기에는 고령층 등의 감염이 많아 증상이 뚜렷이 나타나는 확진자가 다수였지만 이제는 고령층의 백신이 끝난 상황에서 상대적의 건강한 젊은층의 확진자가 다수여서 무증상 상태의 감염자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시청 인근에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성을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뉴스1
대전시청 인근에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성을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뉴스1

이처럼 변이바이러스와 무증상 확진자들로 인한 감염이 확산되자 급기야 지자체들마저 코로나19 검사를 호소하고 나섰다.

지난 10일 이항진 경기 여주시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폭발적인 전파율, 감염경로 추적이 어려운 무증상 감염자 증가로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금이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으면 즉시 신속PCR검사를 받아 달라”고 말했다.

앞선 9일에는 전라북도 보건당국이 “델타 변이바이러스는 전파 속도가 빠르고 무증상 환자도 많아 증상이 없더라도 휴가 후 일상복귀 전에는 적극적으로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국=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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