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미술관이 병원에? 치료 넘어 마음까지 보듬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강북삼성병원



병원 로비에 3층 높이(13m)의 대형 도서관이 있다? 직접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15일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C관 로비에 설치된 도서관을 직접 찾아봤다. 지상 8층, 지하 4층 규모의 C관 병원 내부엔 실제로 도서관뿐만 아니라 미술관, 박물관 등이 연이어 있었다. 아프면 찾는 병원이 아닌 환자나 보호자가 마음의 위로는 받는 문화 메디컬단지를 조성한 것이다.

강북삼성병원은 환자에 대한 치료와 함께 편안하고 안락한 병원, 첨단 기술과 인술이 조화를 이뤄 치료 그 이상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약 4년 동안 대대적인 병원 개선 공사를 진행했다. 그 결실이 이번에 나타난 것이다.

2018년 C관 착공을 시작으로 첨단 장비 설치 및 검사실 증설을 바탕으로 하는 외래 재배치를 했다. 주차장 지하화를 통해 도심 속 공원과 전용 둘레길 조성 등 공간의 따뜻함과 인간미를 담았다.

병원 직원과 고객들이 기증한 1500여 권의 책으로 가득한 강북삼성병원 C관 로비 공간. 이곳에는 13m 높이의 책장이 놓여 있어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강북삼성병원 제공
병원 직원과 고객들이 기증한 1500여 권의 책으로 가득한 강북삼성병원 C관 로비 공간. 이곳에는 13m 높이의 책장이 놓여 있어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강북삼성병원 제공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보기 드문 문화 예술 공간들을 조성해 환자 및 보호자들의 ‘쉼’ 제공을 우선시한 것이 눈길을 끌고 있다. 기존 지상 주차장을 지하화해 주차 공간 전부를 공원으로 조성했다. 공원 내에는 야외분수와 환자 및 보호자들이 힐링할 수 있는 둘레길을 만들었다. 기존 계단 출입구였던 남문을 울창한 소나무와 물이 흐르는 엘리베이터 공간으로 조성해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의 병원 접근성도 개선했다.

새로 건설한 C관 로비는 병원 직원과 고객들이 기증한 1500여 권의 책을 비치해 누구든 편하게 읽거나 쉴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조성했다. 도서관 앞의 대형 곡면 디지털 갤러리에서는 의학정보, 음악회, 작품 전시 상영 등을 통해 환자와 보호자가 간접적으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병원 A관(5층)과 C관(3층) 연결통로에는 재능 있는 신진작가와 단체를 지원하고자 갤러리 공간을 조성했다. 주기적으로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재능 있는 신진작가들에게는 무료 공간을 대여해주고 환자 및 내원객에게는 힐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운영 중이다.

또 A관-C관 1층 통로에는 역사 전시관을 만들어 과거에 사용하던 시술 도구들을 직접 보며 한국 의료의 변천사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1960년대 개원 초기 사용된 물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가치가 있는 물건을 전시했다.

이외에도 병원은 이번 신축을 통해 △정규 음압 수술실 증설을 통한 감염병 환자의 안전한 치료 △내과계, 외과계, 신경계 중환자실 분리 확장 및 음압 격리실 신설 △선진화된 인터벤션실 증설 및 심장혈관조영실 확장 △국내 최고 사양의 최신 암 치료용 선형 가속기(TrueBeamStx) 도입 △항암제 조제 로봇(APOTECAchemo) 국내 4번째 도입 △진단검사의학과 검사 자동화 시스템(TLA) 도입을 통한 정확한 검사 진행 등에 나섰다.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조성한 것이다.

강북삼성병원 진성민 기획총괄은 “이번 환경개선공사는 환자분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첨단 의료서비스 및 따뜻한 문화를 경험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며 “새로운 혁신과 도전으로 치료를 넘어 그 이상의 가치를 전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학#강북삼성병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