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연합훈련 중단’ 끝장 보나…여론 지켜보며 수위 정할 듯

  • 뉴스1
  • 입력 2021년 8월 5일 11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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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반기 한미 연합 지휘소연습(CCPT). 2021.3.8/뉴스1 © News1
올해 전반기 한미 연합 지휘소연습(CCPT). 2021.3.8/뉴스1 © News1
북한이 이달 중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중단 요구를 어느 수준으로 관철하려 들지 5일 주목된다. 북한은 연합훈련을 ‘북침 연습전쟁’으로 간주하며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김여정 당 부부장은 이달 1일 발표한 담화에서 남북관계 개선 조건으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내걸었다. 해당 담화는 지난달 말 1년 넘게 단절됐던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됨에 따라 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남북 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는 시점에 나왔다.

그는 이러한 기대감에 “경솔한 판단”, “물리적으로 다시 연결시켜놓은 것”이라고 선을 그은 다음 남북 신뢰회복 첫걸음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에서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한미 연합훈련 진행된다면 “(남북관계) 앞길을 더욱 흐리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희망과 절망의 선택은 남한에 달렸다고 책임을 돌렸고, 훈련 규모나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고도 언급했다. 남한이 훈련을 강행한다면 상응한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으로 이해된다.

해당 담화에 남한에서는 각종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 내에서도 이견이 나온다. 남북대화 걸림돌이 될 수 있는 훈련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과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충돌하면서다. 국정원은 지난 3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강행하면 북한이 군사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국정원이 ‘가능성’으로 언급한 북한의 군사 도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다. 북한은 지난 2018년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대북 제재 사안에 해당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와 핵실험 중단을 선언(모라토리엄)했는데, SLBM은 이 같은 내용에서 살짝 ‘빗겨나’ 있는 무기체계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아예 모라토리엄을 파기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제기한다. 미국 행정부의 변화와 비핵화 협상의 장기 교착 상황에서 굳이 ‘옛날의 약속’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는 취지다. 그러나 올해 경제난 타파를 위해 전력을 기울이는 북한이 굳이 추가적인 국제사회의 제재를 자초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부호도 뒤따른다.

김 부부장의 담화에 앞선 남북 간 통신선 복구가 ‘정상간 합의’라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 역시 통신선 복구 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남북관계의 진전을 언급한만큼,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대응해 정상간 합의를 해치는 행보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이미 지난 3월 언급한 대남기구들의 폐지 등 정치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있다.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대응하고, 당장 제기된 전면적인 대화 가능성을 다시 한번 일축하면서 일단은 현재 진행 중인 경제 발전과 내부 결속 행보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해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신중히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여러 가지를 고려한 신중한 협의’가 북한의 반발 등을 감안한 훈련 축소 또는 연기를 의미하는 것인지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북한의 대응 수위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정작 북한은 담화 이후 후속 대응 없이 남한의 상황을 살펴보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은 이미 ‘정해진 대로’ 대응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일단 한미 양국은 오는 10일부터 나흘간 사전연습 성격의 위기관리참모훈련을 한 뒤, 16~26일 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을 진행하는 일정으로 세부 훈련계획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취소·연기론이 불거지고 있지만 군 당국은 훈련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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