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 사막횡단 난민팀 육상선수, 5000m 개인기록 경신

  • 뉴시스
  • 입력 2021년 8월 4일 10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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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육상 5000m 조별경기서 13위 결승 진출은 불발

16살에 3일 동안 밤낮으로 190㎞ 사막을 횡단해, 수단에서 이스라엘로 탈출한 난민팀 육상 선수가 도쿄올림픽에서 개인 신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3일 난민팀 장거리 육상 선수 자말 모하메드(27)가 도쿄올림픽 남자 5000m 1라운드 2조 경기에서 13분 42.98초로 자신의 신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2019년 7월 20일 ‘벨기에’에서 기록한 13분 54.28초가 자말의 가장 빠른 기록이었다.

그러나 조별 경기 20명 가운데 13위를 기록하며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자말 모하드는 수단 출신의 5000m와 1만m의 장거리 육상선수이다. 그는 2003년 10살에 아버지를 잃었다. 수단 내전 와중에 행해진 친 수단 정부 계열 아랍계 민병대 잔자위드의 ‘인종청소’로 자말의 가정은 쑥대밭이 됐다.

그의 마을과 집이 불에 타고 자말의 아버지를 포함해 97명이 사살당했다.

2010년 16살의 자말은 전쟁으로부터 황폐해진 수단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집트에서부터 시나이 사막을 횡단해 이스라엘로 ‘두 발로 뛰어서 단 3일 만에’ 도망쳤다.
시나이 사막에서 이스라엘 국경까지 거리는 190㎞이다. 이는 3일 동안 하루에 63.33㎞를 쉬지 않고 걸어야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이다.

성인의 평균 걷기 속도 시속 5㎞로 고려하더라도, 자말은 하루 12시간 40분 동안 쉬지 않고 걸었다는 뜻이다.

또한 시나이 사막은 국제테러리스트 단체인 IS, 반정부 세력, 이슬람 극단파들로 인해 매년 폭탄테러가 발생하는 사실상의 전쟁 지역이다.
자말은 지난 7월 14일 올림픽 전 인터뷰에서 “나의 도쿄올림픽 목표는 최대한 빠르게 뛰는 것, 나의 기록을 깨는 것이다. 그리고 최선의 방법으로 난민팀을 대표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도쿄올림픽 목표를 이뤄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영웅은 미국의 육상선수 ‘로페즈 로몽’(Lopez Lomong)이라고 말하며 “그 또한 나와 같은 난민이었다. 그리고 그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이 됐다. 나도 언젠가 그처럼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강조했다.

이어 자말은 “포기하지 말고, 본인을 믿고, 최선을 다하라. 난민 선수들은 더 잘 할 수 있다”고 난민 선수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했다.

그리고 그는 올림픽 도전으로 난민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줬다.
자말 모하메드의 장기적 목표인 제2의 ‘로페즈 로몽’을 달성할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

비록 메달을 못 땄지만, 자말 모하메드는 전 세계 8200만 난민들에게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줬다.

금메달리스트만이 세상을 바꾸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자말이 이번 올림픽 참여를 통해 세상에 알리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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