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라덴, 집밖에 널어둔 가족 빨래 때문에 은신처 발각”

김예윤 기자 입력 2021-08-03 03:00수정 2021-08-03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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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포스트, 안보 전문가 인용 보도
2001년 9·11테러 후 은신처에 숨어 지내던 테러 주범 오사마 빈라덴이 미군에 꼬리를 밟힌 건 은신처로 삼은 집 밖에 널었던 가족의 빨래 때문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9·11테러 발생 후 빈라덴 추적에 사활을 걸었던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널린 빨래의 종류와 크기, 양 등을 오랫동안 관찰한 결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인근 아보타바드의 한 저택 거주자가 빈라덴임을 확신했다는 것이다. 빈라덴은 2011년 5월 1일 아보타바드의 저택에서 미군 특수부대에 사살됐다.

뉴욕포스트는 안보 전문가이자 CNN PD로 일했던 피터 버건이 지난달 발간한 저서 ‘오사마 빈라덴의 성공과 쇠락’에서 이같이 주장했다고 1일 전했다. 9·11테러 이후 세계 각국 정보당국이 쫓고 있던 빈라덴은 3명의 부인과 8명의 자녀, 손주 4명과 함께 지낼 거처를 고민했다고 한다. 빈라덴은 측근 이름으로 아보타바드에 부지를 구한 뒤 건축가를 고용해 3층짜리 저택을 지었다. 8개 이상의 침실과 서재, 테라스까지 갖춘 이곳에서 빈라덴은 2005년부터 6년간 거주했다.

CIA는 2010년 “빈라덴을 경호했던 ‘이브라힘’이라는 남성이 파키스탄 북서부 페샤와르에서 목격됐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그의 동선 감시에 나섰다. CIA는 이브라힘이 운전하는 차량이 한 주택으로 들어가는 걸 봤다. 하지만 주택 건물에 창문이 거의 없고 발코니마저 높은 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데다 전화와 인터넷이 연결돼 있지 않다는 점을 CIA는 수상히 여겼다. “저 집에 사는 사람들은 절대로 쓰레기를 내놓지 않는다. 안에서 불태워 처리한다”는 이웃들의 증언도 CIA의 의심을 키웠다.

CIA는 집 밖에 내걸린 빨래를 보고 이곳이 빈라덴의 은신처라는 것을 거의 확신했다고 한다. 파키스탄 남성 전통 의상, 여성과 아이들의 옷가지 및 기저귀가 매일 빨랫줄에 걸렸다. CIA는 널린 빨래의 종류와 크기, 양 등으로 볼 때 성인 남성 1명과 여러 명의 성인 여성, 최소한 9명의 아이들이 이 집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CIA가 파악하고 있던 빈라덴의 가족 구성과 거의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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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첩보를 바탕으로 CIA는 2010년 12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저서 ‘약속의 땅’에서 당시 CIA가 해당 저택에 빈라덴이 거주할 가능성을 60∼80%로 분석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그는 4개월간의 숙고 끝에 2011년 4월 “확률은 반반이다. 시도해 보자”며 미 특수부대에 빈라덴 사살 명령을 내렸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빈라덴#빨래#은신처 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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