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기도만 100% 재난지원금… 여야·당정 합의는 뭐가 되나

동아일보 입력 2021-08-03 00:00수정 2021-08-03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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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소재 제품 살펴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운데)가 1일 전북 전주시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을 방문해 간담회를 마친 뒤 탄소 소재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전주=뉴시스
경기도가 코로나19 5차 재난지원금을 자체 예산을 들여 100%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그제 “(정부의) 지급 대상에서 배제된 나머지 12%의 경기도민 전원에게 지급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대선 주자 측에선 “경기도민 혈세가 이 지사의 곳간이냐” “현직 도지사가 집행권을 무기로 돈을 풀겠다는 것 아니냐” 등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 지사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넉넉한 경기도의 재정 여력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지원 행보를 보여왔다. 1300여만 전체 도민에게 이른바 ‘재난기본소득’을 10만 원씩 두 차례 지급했다. 부천시가 일괄지급 대신 선별지급을 요청하자 “부천시민은 빼고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해 줄 세우기 논란도 일었다. 이 지사 측은 이번에도 “반대하는 지자체는 빼고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또 줄 세우기를 하겠다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소득 상위 12% 경기도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려면 약 4000억 원이 필요하다. 경기도는 이 중 70%를 부담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한다. 이 경우 2800억 원의 도민 혈세가 투입돼야 한다. 두 차례 재난기본소득 지급만으로도 이미 상당한 부담을 안은 상황에서 또 거액을 들여 상위 12%까지 주겠다는 것은 재정 운용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더구나 대선 후보라면 재정 사정이 열악한 비수도권 지역 주민들이 느끼게 될 상대적 박탈감도 배려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지역은 안중에 없이 오직 자신이 주장하는 ‘전 국민’ 지급 원칙의 관철에만 매달리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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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하위 88% 지급 기준을 놓고는 논란이 있었지만, 어찌 됐든 여야가 합의하고 당정청이 협의해서 내린 결론이다.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선 유력 정치인이 정부와 국회를 대놓고 무시하는 모습을 보여서야 되겠는가. 여당의 공정한 경선을 위해서는 이 지사가 갖고 있는 현직의 프리미엄을 누리려 해서는 안 된다. 이 지사가 12% 추가 지급을 끝내 강행한다면 도 예산을 ‘쌈짓돈’처럼 쓴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경기도#재난지원금#여야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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