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6→45:42… 사브르 여전사들, 기적의 동메달

지바=김정훈 기자 입력 2021-08-02 03:00수정 2021-08-0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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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펜싱 단체전 4종목 모두 메달
도쿄 올림픽에서 대역전 드라마로 동메달을 딴 한국 펜싱 여자 사브르 대표팀이 1일 오후 귀국한 뒤 인천국제공항에서 환영식을 갖고 있다. 인천=뉴시스
‘맏언니’ 김지연(33)이 동메달까지 마지막 1점을 남겨뒀을 때 동생들은 주저앉은 채로 경기를 지켜봤다. 떨리는 마음에 경기를 지켜보지 못해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선수들 눈에는 벌써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맏언니가 전광석화처럼 앞으로 달려가 상대 선수를 찔렀다. 마스크에 마지막 초록색 불빛이 번쩍였다. ‘45-42.’ 동생들은 울고 있는 김지연을 향해 곧장 달려가 서로를 안고 각자 흘리던 눈물을 한데 모았다. 한국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 선수들은 피스트 위에서 한참 동안 눈물을 흘렸다.

김지연, 윤지수(28), 서지연(28), 최수연(31)으로 구성된 대표팀이 지난달 31일 일본 지바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 동메달결정전에서 이탈리아에 경기 한때 15-26으로 11점 차까지 뒤졌으나 맹렬한 뒷심을 발휘한 끝에 45-42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 여자 사브르 단체에서 획득한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다.

한국 펜싱은 단체전에 출전한 네 개 종목 모두 메달을 목에 걸며 금 1(남자 사브르 단체), 은 1(여자 에페 단체), 동 3(남자 에페 단체, 여자 사브르 단체, 남자 사브르 김정환)으로 도쿄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단체전 4경기에서 모두 메달을 획득한 것은 올림픽 사상 처음이다. “뭉치면 더 강하다”는 말을 한국 펜싱이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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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런던 올림픽 이 종목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에이스’ 김지연은 “올림픽을 준비하며 아킬레스힘줄이 파열되는 큰 부상에 힘들었지만, 올림픽이라는 마지막 도전이 있어 포기하지 않았다”며 “정말 간절했던 메달이라 의미가 커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10점 이상 뒤져 패색이 짙던 이날 경기는 윤학길 전 프로야구 롯데 2군 감독의 딸인 윤지수가 6바우트에 홀로 11점을 추가한 데 힘입어 26-30을 만들며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윤지수는 “다른 펜싱 종목에서 한국 선수들이 분위기를 잘 타줘 부러운 마음과 ‘우리도 할 수 있을까’란 걱정하는 마음이 공존했다”며 “중압감을 이겨내고 5년간 준비한 것을 정말로 절실했던 올림픽에서 쏟아낼 수 있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지바=김정훈 기자 hun@donga.com
#도쿄올림픽#한국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기적의 동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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