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리 벽화’ 일단락 분위기…가게앞 소란에 직원들 “우린 무슨죄”

뉴시스 입력 2021-07-31 08:07수정 2021-07-31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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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들 고성방가에 업무 방해
수차례 경찰 신고에도 막무가내
가게 안까지 들어와 싸움하기도
"생계 때문에 하는 일…무슨 죄냐"
‘쥴리 벽화’ 논란이 수일째 이어지며 이 벽화가 그려져 있는 중고서점의 직원들의 고충도 그치질 않고 있다.

31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건물 외벽에 ‘쥴리 벽화’가 그려져 있는 서울 종로구 A중고서점 직원들은 최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을 하고 있다. 직원들은 서점 앞 시민들이 벌이는 소란으로 업무에 크게 지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쥴리 벽화’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서울 강남의 유흥주점에서 ‘쥴리’라는 가명으로 일하다가 윤 전 총장과 만났다는 의혹에 기반해 그려진 그림이다. A서점 대표가 한 작가에게 의뢰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에도 이른 오전부터 친여(親與), 친야(親野) 성향의 유튜버 등이 모여들었고, 이들이 확성기와 스피커를 통해 내는 소음은 가게 문을 닫아도 선명하게 들릴 정도였다. 직원들은 격화되는 상황을 가라앉히려고 가게 밖으로 나가 직접 시민들을 설득하기도 했지만 소득은 없었다. 직원 B씨는 “29일 오후부터 이랬다.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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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은 전날 오전까지 기준으로 5회 이상 경찰에 신고도 했지만 상황은 종료되지 않았다.

직원 C씨는 “(일부 유튜버가) 가게 정문 앞에서 메가폰을 들고 음향을 틀면서 손님들에게 피해를 줘 신고를 하게 됐다”며 “경찰이 자제 요청을 하고 가면 상황이 좀 나아지긴 하지만 곧 다시 시끄러워진다”고 전했다.
흥분한 시민들은 가게 안까지 들어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29일 오후 4시께 시민 2명이 서점 내부에서 말싸움을 하며 욕설을 주고받았다. 직원 B씨가 정중히 퇴장을 요청했지만 이들은 한동안 큰소리를 내며 싸웠다.

C씨는 지속되는 갈등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벽화가 이슈가 되면서 ‘그림을 지워라’, ‘사장이 누구냐’라고 따지는 항의 전화도 많이 왔다”며 “감당할 수 없을 정도여서 전화선을 아예 뽑았다”고 말했다.

당연히 업무에도 지장이 생겼다. 직원들은 사정을 묻는 손님들, 벽화 제작을 ‘응원’한다며 찾아온 시민들까지 상대하느라 진땀을 뺐다. C씨는 서가 곳곳에 놓인 책 꾸러미들을 가리키며 “저것들을 다 정리해야 하는데 정신이 없어서 못하고 있다”고 했다.
‘비상사태’가 이어지자 연장 근무에 나선 직원도 있었다. C씨는 평소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근무하지만 지난 29일 돌발상황이 우려돼 오전 7시에 출근, 오후 11시에 퇴근했다고 한다.

직원들은 벽화 제작에 자신들의 의사가 반영되진 않았다고 했다. C씨는 “벽화는 사장님 개인이 추진한 것”이라며 “벽화가 있는 골목이 밤이 되면 음산해서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의도였다고 들었다”고 했다.

서점 측은 난동을 피운 이들에 대해서 아직까지 고소 등 법적 대응은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C씨는 “생계 때문에 하는 건데 내가 무슨 죄냐.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벽화가 명예훼손 소지가 있다는 논란이 커지자 이 서점 대표는 전날 직원에게 시켜 흰색 페인트 칠로 벽화에 있던 문구를 가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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