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버스’ 시동 건 국민의힘, 尹 ‘탑승’ 압박…尹측 “당 밖서 할일 많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29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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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간담회. 뉴시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간담회. 뉴시스
국민의힘은 29일 이준석 대표와 당내 대선 주자 11명이 함께 참석하는 첫 대선 경선 후보자 간담회를 열고 대선 일정과 경선룰에 대해 논의했다. 당 밖의 야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경선 버스’의 출발을 예고하며 ‘탑승’을 압박한 것. 이 대표는 또 이날 윤 전 총장 캠프로 넘어간 당내 인사들에 대한 징계 방침을 밝히며 전방위 압박을 이어나갔지만, 윤 전 총장 측은 “당 밖에서 할일이 많다”며 반박하는 등 신경전이 벌어졌다.

● “尹 당내 인사 유인해 희희덕” 비판
김태호 박진 안상수 유승민 윤희숙 원희룡 장기표 최재형 하태경 홍준표 황교안(가나다순) 후보 등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처음으로 모여 서로 인사를 하며 선정을 약속했다. 지난 대선에서 당 후보였던 홍준표 의원은 “제가 당 대표일 때 이 당사를 매입하려고 하다 실패했다”면서 “새로운 당사에서 우리 당이 꼭 내년에는 잘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오래 정치하신 선배님들에게 배우는 자세로 경선에 임하겠다”면서 “경선룰에 대해선 드릴 말씀이 없고, 당에서 정해주는대로 따를 것”이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반문(반문재인), 정권심판만 가지고는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 미래를 두고 싸우며 수도권 중도층 청년층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자리에선 윤 전 총장에 대한 견제 발언도 잇따라 나왔다. 김태호 의원은 “우리가 계파 정치로 망한 경험이 있는데, 다시 계파정치 부활이 우려된다”면서 “이번 선거는 단순 정권교체가 아니라 대한민국 명운이 달린 선거로 특정 후보 중심으로 이합집산을 하다보면 오합지졸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친윤(친윤석열)계와 친 친최(친최재형)계의 갈등 논란을 겨냥한 발언이다.

안상수 전 의원도 “장외에 계신 분(윤 전 총장)이 우리 당 위원장들을 이미 (캠프에) 유인해놓고 바로 그날 (이 대표와) ‘치맥파티’를 하며 희희덕거렸다”며 “그것은 당과 이 대표, 국민을 능멸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윤 전 총장 캠프에서 일하는 당원들에 대한 징계 문제에 대해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우리 당의 처사도 걱정이 된다”고도 했다.

● 尹측 “8월 입당해도 우리 페이스대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시스
이 대표는 이날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한 당내 인사들을 겨냥해 “싹 징계해야 된다”고 말하며 윤 전 총장의 조기 입당을 압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CBS와의 인터뷰에서 “8월 내로 윤 전 총장이 입당하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분들이 잘못된 행동을 했다는 것에서 윤리위를 열면 판단의 여지가 없다, 그건 큰일날일”이라고 징계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면서 “(제가) 9일부터 13일이 휴가다 보니 9일 전 입당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도 이날 BBS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이 8월 15일 이전에 입당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거기에 맞춰서 준비하고 있다”며 “시간이 넉넉지 않다. 8월 30, 31일 정도에 후보 접수를 하고 추석 전 8명 정도로 압축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KBS 라디오에서 “아직 7월 말이니 한 달이 넘는 시간이 남았다. 남은 한 달 기간 동안 언제 입당하냐는 것은 소모적인 논쟁”이라고 언급하며 8월 초 입당론과는 거리를 뒀다. 이어 “윤석열 후보는 한 달 정도의 기간 동안 더 많은 국민들과 외연 확장을 위해서 나서는 시간들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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