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단 귀화 선수들 활약에 기대감↑

  • 뉴시스
  • 입력 2021년 7월 28일 12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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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탁구 전지희·최효주 마라톤 오주한 등 도쿄올림픽서 활약

도쿄올림픽이 중반전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한국 귀화 선수들의 활약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출신 귀화선수인 여자 탁구 전지희(29·포스코)은 지난 27일 여자 개인전에서 오스트리아 선수와 프랑스 선수를 각각 격파하고 8강에 올랐다.

특히 이 경기는 ‘중국 대전’으로 불리며 귀화 선수들간의 대결이어서 화제를 모았는데 전지희가 모두 승리를 거뒀다.

전지희는 16강전에서 오스트리아 귀화 중국 태생 선수인 류자(39)를 4-1로 따돌렸고, 32강전에서는 프랑스 귀화 중국 출신 선수 위안자난(36)을 꺾었다.

전지희는 중국 랑팡 출신으로 2008년 우리나라로 이주해 2011년 한국 국적을 얻었다. 어느덧 귀화 ‘10년차’인 그녀는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2016년 그녀의 첫 올림픽인 리우에서의 아쉬움을 풀고자 한다.

전지희는 중국에선 티엔민웨이라는 이름으로 청소년 대표로 활약한 바 있지만 성인 국가대표까지는 오르지 못했다.

이에 탁구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한국행을 택했다. 이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달며 국가대표의 꿈을 달성했다.
하지만 첫 올림픽 무대는 그녀에게 포디움(시상대)을 허락하지 않았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나선 전지희는 단식 16강 탈락, 단체전 8강 탈락의 성적으로 고배를 마셨다.

전지희는 28일 오후 3시 일본의 이토 미마와 준결승 진출을 놓고 운명의 한일전을 벌인다.

여자 탁구 복식에 나서는 최효주(24·삼성생명)도 귀화 선수로 활약중이다.

2013년 16세의 나이로 중국에서 귀화해 2018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한 최효주는 이번 도쿄올림픽 단체전에 나서 메달을 노린다.

중국 장쑤에서 태어난 그녀는 13세 때 훈련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인 최영일 코치로부터 발탁됐다. 그의 형인 최영식이 그녀를 입양하기로 결정했고 이후 2014년 11월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최효주는 신유빈(17·대한항공), 전지희와 함께 8월 1일 오후 2시 30분 폴란드와의 여자 단체 16강에 나선다.

공격이 장점인 그녀의 플레이 스타일은 이번 탁구 단체전에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한편 이번 도쿄올림픽 탁구 종목에는 중국 태생 선수 20명이 세계 각국으로 귀화해 출전하는 등 ‘중국 출신 선수들’의 잔치가 되고 있다.

탁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1988년 서울 대회 이래 중국은 2016 리우 대회까지 금메달 32개 중 28개를 쓸어갔을 정도로 탁구 강국이다. 그만큼 중국 내 대표선발은 치열하다.

올림픽 선발에 떨어진 중국 선수들이 탁구 선수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차선책으로 귀화를 선택하고 있는 모양새다.
남자 마라톤의 오주환(33·청양군청) 또한 케냐에서 귀화한 선수다.

케냐 빈민가에서 태어난 그는 먹고 살기 위해 마라톤을 시작했다.

2009년 미국에서 마라톤 팀을 창단한 고 오창석 감독과 인연이 닿아 한국 귀화를 추진했다. 2015년 청양군청에 입단한 그는 2018년 한국 국적을 취득해 오주한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오씨 성은 당시 그를 한국으로 이끈 오창석 감독의 성을 땄고 ‘주한’이라는 이름은 ‘한국을 위해 달린다’라는 의미다.

2016년 리우 올림픽은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해 나서지 못했고, 2020 도쿄 올림픽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귀화 3년 뒤에 올림픽 출전이 가능하다’는 규정에 나서지 못할 뻔했다.

하지만 대한육상연맹이 재심사를 추진했고, IAAF가 새로운 해석을 내놓으면서 가까스로 오주한의 도쿄올림픽 출전이 가능해졌다.

2019년 10월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그는 경주에서 열린 국제마라톤대회에서 풀코스를 2시간08초42초에 완주(한국기록 6위에 해당), 올림픽 출전 기준인 2시간11분30초를 통과하면서 출전권을 따냈다.

마라톤 종목 한국 신기록은 2002년 도쿄 국제 마라톤대회에서 이봉주가 기록한 2시간07분20초다.

대회 마지막날인 8월8일 삿포로에서 열리는 마라톤 경기에서 오주환의 역주 모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도쿄올림픽에 한국이 첫 출전한 남자 럭비팀에도 귀화 선수가 있다.

한국 이름 김진, 본명 안드레 진 코퀴야드(30·대한럭비협회)는 원조 패션 모델로 유명한 ‘김동수’씨의 아들로 한국인인 혼혈 귀화선수이다. 2017년 특별귀화를 통해 귀화했다.

안드레 진은 2015년 한국 오기 전 미국 청소년 대표팀을 지냈다. 대학교 때 미국 대표팀이 안 돼서 중국 상하이에서 회사에 다녔는데 동호회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 귀화를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레 진은 지난 26일 치러진 호주전에서 후반 2분21초 트라이(미식축구의 터치다운) 5득점에 성공하며 이날 경기 유일한 득점을 이끌었다.

28일 열린 한일전에서도 안드레 진은 경기 시작 46초 만에 상대 중앙 수비벽을 뚫고 트라이에 성공하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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