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 트이나 했더니”…거리두기 3단계 격상 눈물짓는 자영업자

  • 뉴스1
  • 입력 2021년 7월 26일 15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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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8일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완화됐을 당시 충북 청주시 율량동 번화가 일대가 간판 불빛으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지난 2월 8일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완화됐을 당시 충북 청주시 율량동 번화가 일대가 간판 불빛으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더는 버틸 힘이 없네요. 문 닫고 일당벌이라도 해야죠.”

충북 진천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이모씨(35)는 폐업을 고심하고 있다. 들쭉날쭉 바뀌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지칠대로 지쳐서다.

이씨 일상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되풀이하고 있다.

휴업과 영업재개. 거리두기 단계에 맞춰 반복되는 악순환 탓에 시나브로 쌓인 금전적인 손해만 이미 수천만원이다.

벌써 2년째다. 그나마 요즘 영업을 다시 시작하면서 손실을 메우나 했더니 방역당국이 다시 빗장을 걸어 잠갔다.

이씨는 “처음에는 손실이 생겨도 금방 끝나겠지 하는 생각에 버틸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미련을 가져봐야 결론은 파국”이라고 토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으로 지역 자영업계가 또다시 휘청이고 있다. 여름 성수기를 맞아 반등을 노리던 업계는 울상을 짓는 모습이다.

충북은 27일 오전 0시부터 거리두기 3단계 적용 지역에 포함됐으며, 충북도는 이보다 더 강화한 ‘3단계+α’를 적용하기로 했다.

새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을 보면 3단계 때는 노래연습장을 비롯한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이 오후 10시로 제한된다.

식당이나 카페 역시 오후 10시 이후 매장 내 영업을 할 수 없다. 포장·배달 영업만 가능하다.

불 꺼진 충북대학교 중문 거리 모습.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자료 사진).2021.2.8 © 뉴스1
불 꺼진 충북대학교 중문 거리 모습.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자료 사진).2021.2.8 © 뉴스1
자영업계는 거리두기 3단계 상향을 사실상 영업금지 지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매장 영업을 주로 하는 업자 사이에서 적잖은 불만이 나온다.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하는 장모씨(35·청주 흥덕구)는 “영업시간이 오후 10시까지라고 치면 실질적인 장사 시간은 2시간 남짓”이라며 “문을 열고 준비만 하다가 끝나는 꼴”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그러면서 “영업을 한다 해도 문 닫을 시간이 다가오면 손님을 내보내야 하는데, 예전 경험으로 미뤄보면 이마저도 쉽지 않다”며 “차라리 장사를 포기하는 게 속 편할 수 있다”고 전했다.

4명으로 줄어든 사적모임 제한 인원도 영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 일부 식당가에서는 단체 예약 취소가 잇따른다.

일례로 200석 규모 한우 전문식당은 26일 오전 한때 받은 예약 취소 통보만 5건에 이른다. 모두 저녁 시간대 5~6명 이상 오기로 했던 예약 건이다.

해당 식당 점주는 “언론에서 거리두기 단계를 올린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부터 예약을 취소하는 손님이 줄을 잇고 있다”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빨리 현실로 다가올지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푸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α는 다음 달 8일까지 유지된다. 수도권 확진자 폭증에 따른 풍선효과와 휴가철 감염 확산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조처다.

비수도권 확진자 발생 비중은 4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충북에서도 연일 30명 안팎에 달하는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청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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