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북캉스’”…휴가 기간 읽으면 좋을 책들은?

전채은 기자 입력 2021-07-25 13:33수정 2021-07-2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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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말해두자면, 나는 결코 난폭한 사람이 아니다. (…) 그리고 마흔두 살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살인을 했다. 현재 업무 환경에 비추어보면 도리어 늦은 감이 있다. 인정하건대, 일주일 뒤 여섯 건이 추가되긴 했다.”(‘명상 살인’ 중)

잘 나가는 독일의 한 변호사가 어느 날 자신의 오랜 고객인 마피아 조직원을 살해한다. 평생을 엘리트로 살아온 그가 혼란스러운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자수가 아닌 명상. 장편소설 ‘명상 살인’(세계사)의 저자 카르스텐 두세는 남에게 폭력을 저지르고도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 하며 평화를 찾는 인물을 통해 범죄자의 간사한 심리를 묘사했다.




코로나 시대, 바캉스 대신 ‘북캉스(북+바캉스)’를 떠나기로 한 독자들을 위해 올 여름휴가 기간 읽으면 좋을 서늘한 책들을 주요 서점 MD들에게 물었다. ‘명상 살인’을 추천한 박형욱 예스24 소설 MD는 “명상과 살인이라는 예상 밖의 조합으로 써낸 기발한 이야기로, 여름휴가에 시원하게 읽기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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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옥 교보문고 구매팀 소설담당 부장은 김진명의 ‘고구려’ 시리즈(이타북스)를 추천했다. 2011년 1권이 출간된 이후 올해 6월 7권으로 마무리 된 이 시리즈는 고구려 역사 중 가장 극적인 시대로 손꼽히는 미천왕 을불부터 광개토대왕 때 이야기까지 다룬다. 박 부장은 “여름에는 역시 시원한 맛의 김진명 소설이다. 고구려 왕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전해져 밋밋한 역사서가 아니라 무협지처럼 재미있고 삼국지처럼 유익하게 읽힌다”고 했다.

훌훌 책장을 넘기기만 해도 절로 시원해지는 화집(畵集)은 어떨까. 김태희 예스24 에세이·예술 MD는 그림 에세이 ‘풍덩!’(위즈덤하우스)을 추천했다. ‘완전한 휴식 속으로’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더 큰 풍덩’부터 파블로 피카소의 ‘수영하는 사람’까지 보기만 해도 시원함이 느껴지는 다양한 물 이미지가 담겨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중요한 올 여름휴가를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에 둘러싸여 보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일 수 있다. ‘외로운 도시’(어크로스)의 저자인 영국 비평가 올리비아 랭은 1900년대 쓸쓸한 미국 뉴욕의 풍경을 담은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1942년)을 그린 에드워드 호퍼(1882~1967)를 소개하는가 하면 익살스러운 이미지로 익숙한 앤디 워홀(1928~1987)의 그림들에서 고독의 흔적을 짚어낸다. 김경영 알라딘 인문·사회 MD는 “전 세계 사람들이 제각기 단절된 요즘 이 책을 통해 고독의 의미를 곱씹고 확장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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