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대안찾기 난항…시작 못하고 충돌

뉴스1 입력 2021-07-25 09:42수정 2021-07-2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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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위해 공간 안에 있는 사진과 물품 정리에 나서겠다고 통보한 23일 오후 물품정리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으로 도착하고 있다. 2021.7.23/뉴스1 © News1
서울 광화문광장에 위치하고 있던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놓고 서울시와 유가족 측의 대립이 심화하고 있다.

2년3개월 만에 철거를 할 계획이었으나 유가족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예정대로 26일 철거를 시작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26일 기억공간 철거에 앞서 23일부터 내부 사진, 물품 등을 정리할 계획이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23일 유족과 대치 끝에 1시간20여분 만에 철수했고, 24일에도 두 차례 방문했지만 모두 빈 손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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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측은 공사가 끝나면 현재의 기억공간 자리가 아니더라도 적당한 위치에 크기를 조금 줄여서라도 설치·운영하게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요구에 서울시가 답할 때까지 무기한 농성할 방침이다.

여기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기억공간 철거 중단을 위해 전날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신청하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몸싸움을 하면서 반출하는 것은 의미 없다고 판단해 철수했다”며 “26일 철거할 수 있도록 유가족을 계속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가족 측에서도 광장 공사에 차질을 주고 싶지 않다는 뜻을 그동안 여러 차례 밝혀왔다”며 “광화문광장 공사가 지연되면 낙찰받은 업체와의 손해배상 등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위해 공간 안에 있는 사진과 물품 정리에 나서겠다고 통보한 23일 오후 세월호 유가족 측이 세월호 기억공간 앞을 지키고 있다. 2021.7.23/뉴스1 © News1


‘세월호 기억공간’은 2019년 4월12일 세월호 천막을 철거하고 새롭게 조성한 추모 공간이다. 5년간 설치됐던 천막 14동을 모두 철거하고, 천막의 절반 규모의 목조건물로 조성했다.

당시 서울시와 유가족은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 일정에 따라 2019년12월까지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 유가족과 협의해 철거를 지난해 말로 미뤘고, 광화문 재구조화 공사가 본격 시작된 만큼 기억공간 철거 시점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족 측은 지난 17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지만, 오 시장은 “정치가 아닌 행정 절차에 따른 것”이라며 서울시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시는 기억공간에 있던 사진·물품 등은 서울기록원에 임시 보관한 뒤 2024년 5월 경기도 안산시 화랑공원에 추모시설이 완성되면 다시 이전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기억공간을 철거하는 대신 새로운 광화문광장에 기념 식수나 표지석 등으로 기념하자고 유가족 측에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족 측은 시민들이 방문해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새롭게 조성되는 광화문광장은 지상에 아무런 구조물이 없는 보행광장으로 조성된다”면서도 “기억공간은 철거하지만, 보행광장의 성격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바닥에 표지석을 새기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광화문광장에 있던 ‘기억의 공간’이 철거돼도 세월호 희생자들을 잊지 않기 위해 서울도서관 3층 서울기록문화관에 상설 추모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현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휴관 중이지만, 콘텐츠 감상·추모·전시 등이 가능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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