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여름 휴가 사실상 무산…코로나로 무기한 연기

뉴시스 입력 2021-07-22 18:08수정 2021-07-2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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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탄치 않았던 文 여름 휴가…3년 연속 취소 가능성
靑 "코로나 심각 상황에 연기"…마지막 휴가도 가물
휴가 때마다 돌발 현안…수출규제, 집중호우, 코로나
연차 소진도 요원 …8일 → 12일 → 5일 → 0일…?
재임 중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여름 휴가도 사실상 무산됐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코로나19 확진자 폭증 추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8월 초로 예정했던 여름 휴가를 연기했다. 한일 관계 개선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문 대통령 성정상 8·15 광복절 이전 여름 휴가를 소진할지도 미지수다.

문 대통령의 재임 중 여름 휴가는 역설적이게도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으로 가장 숨가빴던 3년 전 떠났던 여름 휴가가 마지막으로 남을 가능성이 현재로써는 유력해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2일 출입기자단 서면 질의 응답에서 “문 대통령의 여름휴가는 8월 초로 예정돼 있었으나, 심각한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연기했다”고 밝혔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장관 접견 자리에서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논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밝힌 내용이다.

맥락을 종합 하면 도쿄올림픽 계기 한일 정상회담 무산으로 인해 풀어야 할 한일 관계 개선 과제가 현재 진행형으로 남아 있는 데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코로나19 폭증세를 해소 전까지 휴가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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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참모진들 사이에서는 방일 무산 결정 발표 직후부터 문 대통령의 올해 여름 휴가는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우려섞인 평가들이 쏟아져 나왔다. 풀어야 할 주요 국정 현안을 둔 채 마음 편히 휴가를 떠날 성격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 확진자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이런 엄중한 와중에 국민들께 휴가를 가신다고 할 수 있겠는가”라며 “일단 확진 추세라도 조금 꺾어지는 것이라도 봐야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올해 여름 휴가도 취소하게 된다면 3년 연속 취소하는 셈이 된다. 2019년에는 7월 초 일본의 기습적인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대응을 위해 휴가를 취소했고, 지난해에는 중부 지방에 내린 기록적 폭우로 인해 휴가 계획을 접었다.

문 대통령의 순탄치 않은 휴가는 취임 첫해부터 시작됐다.

2017년 북한이 문 대통령 휴가 출발 하루 전날인 7월28일 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화성 14호’를 발사하면서다. 당시 문 대통령은 휴가를 보류하고 29일 새벽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면서 긴급 지시에 나섰다. 이후 예정보다 12시간 지난 뒤에서야 휴가지로 출발했다.

휴가지에서도 업무는 연속이었다. 당시 휴가지에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을 전자결재로 임명한 데 이어 리아미잘드 리아꾸드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을 진해 해군기지 내 해군공관 영접실에서 접견해 방위산업 협력을 논의했다.

또 강원도 평창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 시설을 시찰하고 관계자들에게 성공적 올림픽 개최를 당부하기도 했다. 사실상 ‘휴가 중 업무’의 연속이었다는 말이 공공연했다.

이듬해인 2018년 여름에도 그리 마음 편한 휴가를 보낼 수 없었다.

문 대통령은 ‘휴가(休暇)’ 본연의 의미를 살려 업무 일선에서 떠나있겠다 했지만 휴가지로 택했던 계룡대는 청와대 집무실을 방불케 할 정도로 업무의 연속이었다. 예정했던 일정은 소화했지만 휴가 도중 당시 청와대 조직개편, 협치 내각 구상, 계엄령 문건 파문과 기무사 개혁 등 굵직한 이슈들이 휴가지로 보고됐다.

리비아 무장민병대에 피랍됐다는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계룡대 벙커에서 구출작전에 총력을 다하라는 특별지시까지 내렸다. 휴가 마지막 날은 청와대로 조기 복귀해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하극상을 보였던 이석구 기무사령관을 경질하고 후임으로 남영신 사령관을 임명했다.

2년 전 여름 휴가는 일본 수출규제 사태로 결국 취소됐다. 문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정상 근무하며 상황 관리에 나섰다. 대신 주말을 이용해 1박2일 간 가족들과 함께 제주에서 보냈다. 지난해 여름 휴가는 관저에서 집중호우 피해 상황을 보고 받으며 안전 관리 만전을 지시했다. 휴가지에서 문 대통령의 휴가 취소 결정 소식을 접한 일부 참모들은 즉시 복귀해야 했다.

문 대통령의 올해 연차 소진율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0%를 이어가고 있다. 보통 여름 휴가를 위해 연차 중 상당 부분을 소진하곤 했지만 이번 여름 휴가도 연기된 데다 연차 소진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취임 첫해인 2017년의 경우 주어진 연차 14일 가운데 8일(57.1%)만 쓰는 데 그쳤다. 2018년에는 총 21일 연차 중 12일 사용(57.1%)했고, 2019년에는 21일 중 5일(23.8%)만 소진하는 데 그쳤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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