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느려지면 요금 깎아준다…최대 보장 속도 30%→50% 상향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21일 14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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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유튜버 잇섭에 의해 고의로 인터넷 속도를 저하시켰다는 논란을 받고 있다. © 뉴스1
KT가 유튜버 잇섭에 의해 고의로 인터넷 속도를 저하시켰다는 논란을 받고 있다. © 뉴스1
10기가급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에 대해 계약 내용보다 낮은 속도를 제공한 KT에 과징금 5억 원대 과징금이 부과됐다. 최저보장 속도를 제공하지 못했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고 개통 처리한 통신사들에도 과징금과 함께 시정조치 명령이 내려졌다. 속도가 10기가에 미치지 못하는데도 10기가인 것처럼 표기된 상품명도 수정하기로 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1일 전체회의를 열고 KT에 대해 초고속 인터넷 관리부실과 최저 보장속도에 미달했음을 안내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총 5억8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방통위는 올해 4월 한 유명 유튜버가 ‘10기가 인터넷에 가입했는데 속도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 것을 계기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실태점검에 나섰다. 정부는 최대 속도 10기가, 5기가, 2.5기가 등 10기가급 인터넷 가입자 9125명을 전수조사 했으며, 1기가, 500메가 등 기가급 상품 가입자 일부를 대상으로 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KT는 10기가 인터넷 개통 과정에서 관리 시스템을 수동으로 관리하면서 설정 오류에 따른 속도저하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른 피해자는 24명, 총 36개 회선이다. 방통위는 처음 문제제기를 한 유튜버의 사례처럼 계약속도보다 낮은 속도를 제공받은 것은 KT의 관리 부실이라고 보고 과징금 3억800만 원을 부과했다. 정부는 후속조치로 매일 기가급 인터넷 상품의 속도를 모니터링해 문제를 발견할 경우 해당 고객의 요금을 자동으로 감면하도록 했다. 이에 KT와 SK브로드밴드는 10월 중, SK텔레콤은 11월, LG유플러스는 12월까지 자동 요금 감면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한 인터넷 개통 시 속도를 측정하지 않고 최저보장속도에 미치지 않는데도 인터넷 개통을 강행한 사례가 총 2만5777건 확인됐다. 시장의 약 60%를 점유한 KT가 2만422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SK브로드밴드(69건)와 SK텔레콤(86건), LG유플러스(1401건) 등도 같은 사례가 적발됐다.

정부는 10기가급 인터넷 상품의 최저보장속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현재는 10Gbps(초당 기가비트) 속도를 제공한다는 상품의 경우 최대 보장 속도가 30%인 3Gbps에 그치는데 이를 50%로 상향 적용하기로 했다. KT는 8월부터, 다른 회사는 9월 중 적용할 예정이다.

또한 최대 속도가 2.5Gbps나 5Gbps인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10Gbps 속도가 나오는 상품인 것처럼 표기한 상품명이 모두 변경된다. 인터넷 상품 속도가 일정 기준에 못 미칠 경우 보상하도록 하는 최저속도 보장제도 고지도 강화될 예정이다.

한상형 방통위원장은 “고의는 아니었다고 하지만 과실이 중하다”며 “다만 이용자 보호 운영 취지를 봤을 때 재발 방지를 위해 조치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KT는 “점검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며 “인터넷 품질을 높이기 위해 인터넷 서비스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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