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한반도 위에 ‘열돔’… 서울 36도 폭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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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열된 공기 못 빠져나간 채 쌓여… 햇볕 강해지고 동풍 불어 겹악재
‘역대 최악 더위’ 2018년 상황과 비슷
일주일새 열사병 추정 사망 3명

기습 소나기에 화들짝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앞에서 시민들이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뛰어가고 있다. 기상청은 20일까지 전국 곳곳에 국지성 소나기가 온 뒤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된다고 예보했다. 뉴스1
기습 소나기에 화들짝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앞에서 시민들이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뛰어가고 있다. 기상청은 20일까지 전국 곳곳에 국지성 소나기가 온 뒤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된다고 예보했다. 뉴스1
이번 주 내내 극심한 폭염이 이어진다. 뜨거운 고기압들이 한반도 위에 자리하며 ‘열돔(Heat Dome)’ 현상을 만들고, 맑은 날씨 때문에 햇볕도 한층 강해진다. 동풍이 불면서 한반도 서쪽 지방은 더욱 뜨거워진다. 역대 최악의 폭염이 닥쳤던 2018년 기상 상황과 매우 비슷한 조건이다.

기상청은 전국 낮 최고기온이 20일 29∼35도, 21일 28∼36도까지 오른다고 19일 예보했다. 21일 최고기온은 경기 고양시 37도, 서울 36도까지 오른다. 이후에는 한동안 비 소식 없이 내륙 중심으로 33∼35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날씨가 최소 29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반도 상층에 있던 찬 공기 탓에 20일 일부 지역에 소나기가 내리겠지만 21일부터 상황이 바뀐다. 온난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고온건조한 티베트 고기압이 한반도 위에서 위아래로 겹치면서 열돔 현상이 나타난다. 이렇게 되면 지표면에서 가열된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차곡차곡 쌓인다. 열돔 현상이 오래 지속될수록 폭염 정도가 강해진다. 강한 햇볕도 더위를 부추긴다. 기상청에 따르면 21일부터는 비 소식 없이 맑은 날씨가 이어진다. 구름 없이 맑은 날씨에서는 뙤약볕이 지표면을 그대로 달군다.

마지막으로 21일부터 동풍이 불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동풍이 불어오면 강원 영서 지역과 한반도 서쪽 내륙 지역의 온도는 크게 올라간다.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바람의 온도가 점차 높아져, 강원 영서 지역부터 서쪽으로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어서다. 역대 최악의 폭염이 발생한 2018년에는 열돔 현상이 수일간 지속되고 동풍이 불면서 강원 홍천의 낮 기온은 41.0도, 서울의 낮 기온은 39.6도를 기록했다.

이번 폭염이 2018년 여름 더위처럼 강해질지는 열돔 현상의 지속 기간에 달려 있다. 대기가 정체되며 나타나는 열돔 현상은 얼마나 길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기상청은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제6호 태풍 인파(IN-FA)가 대만 북쪽 해상을 지나 중국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을 흔들면 지속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폭염 피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폭염 경보가 ‘주의’ 단계로 상향된 12일 이후 열사병 추정 사망자는 3명이다. 온열질환자 신고는 5월 20일∼7월 10일 하루 평균 3.5명에서 11∼17일 하루 평균 36명으로 10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한반도 위에 열돔#폭염#역대 최악 더위#열사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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