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기증 위해 유로2020 티켓 취소한 英20대, 사연 알려지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9일 15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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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에게 줄기세포와 골수를 이식해주기 위해 유럽축구 선수권대회(유로2020) 4강전 관람을 포기한 영국의 20대 남성이 결승전에 초대 받았다. 대표적인 축구 강국인 영국과 이탈리아가 맞붙는 이번 결승전은 암표 가격이 장당 5만4000파운드(약 8500만 원)까지 치솟을 정도로 유럽에서는 ‘일생의 경기’로 통하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영국 웨스트미들랜드 세들리 출신의 샘 에슬리(24)는 7일(현지 시간) 여자친구인 베스 힐과 함께 런던 웸블리 경기장에서 ‘잉글랜드 대 덴마크’의 4강전을 관람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교롭게 다른 일정이 겹쳤다. 6주 전 에슬리는 영국 자선단체 앤서니 놀란을 통해 혈액암 환자를 위한 줄기세포 및 골수 기증에 서약했는데 기증 수술 날짜가 4강전 경기일인 7일로 잡힌 것이다. 에슬리는 잠시 고민했지만 결국 경기 관람을 포기하고 엉덩이뼈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무사히 마친 에슬리는 병상에 누워 TV 중계로 4강전을 지켜봤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 훈훈한 사연은 지역 매체에 보도됐고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스트라이커 게리 리네커가 “놀라운 일”이라며 트위터에 공유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를 알게 된 유로2020 공식 후원사 비보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11일 열리는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결승전에 에슬리를 초대하고 싶다. 그는 그 경기를 관람할 자격이 있고, 우리는 그렇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비보는 에슬리와 그의 여자친구를 결승전에 공식 초청했다.

남자친구와 함께 경기 관람을 포기했던 에슬리의 여자친구 베스 힐은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환자를 돌봐온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더했다. 에슬리가 줄기세포를 기증한 단체 앤서니 놀란의 헤니 브런드 최고경영자는 “에슬리는 일생 일대의 경기 관람 기회를 제쳐두고 골수를 기증했다. 그는 진정한 영웅”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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