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캠프’ 구성나선 김동연…尹·崔·安과 경선 ‘큰 장’ 서나

  • 뉴스1
  • 입력 2021년 7월 9일 0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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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 빈소 조문을 위해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2021.7.8/뉴스1 © News1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 빈소 조문을 위해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2021.7.8/뉴스1 © News1
문재인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동연 전 부총리의 대권 도전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이어 김 전 부총리까지 대권 주자로 합류하면서 보수 야권의 대선 레이스가 국민의힘 안팎 주자들의 막판 후보 단일화로 기울고 있다.

9일 야권 사정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김 전 부총리 측에서 대선 캠프에 함께 할 인사들에 대한 영입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이미 일부 인사들은 합류를 확정했다”고 말했다.

김 전 부총리는 꾸준하게 대권 잠룡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상고를 졸업하고 입법·행정고시에 모두 합격, 최고 엘리트만 모인다는 기획재정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부총리까지 오른 입지전적 이력, 지난 2015년 아주대 총장에 취임하며 교육에도 남다른 관심을 가진 김 전 부총리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책위원장은 “나름대로 대통령 준비를 많이 한 거 같다”, “흙수저에서 시작해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있는 인물로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그런 김 전 부총리가 최근 공개활동을 부쩍 늘렸다. 지난달 20일 사단법인 ‘유쾌한 반란’ 이사장 자격으로 명동성당에서 노숙자를 대상으로 한 무료급식 봉사 활동을 펼치며 첫 공개 행보에 나선 후 언론 인터뷰에서 “나라가 더는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는 절실한 생각”이라며 대선 출마를 암시했다. 김 전 부총리는 곧 여러 문제에 대한 해법을 담은 책을 출간한다.

김 전 부총리의 등판으로 현정부에서 사정기관장을 지낸 두 명의 장관급 인사에 더해 부총리까지 대선에 나서는 초유의 일이 발생하게 됐다.

관심은 윤 전 총장·최 전 원장과 같이 김 전 부총리의 행보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시작한 만큼 김 전 부총리가 여당에 둥지를 틀 수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김 전 부총리도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구애’에 대해 “글쎄, 그건 그분의 생각이다”라며 선을 그은 바 있다.

따라서 남은 카드는 국민의힘 입당 또는 당분간 독자세력화 중 하나인데 후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그 배경에는 보수야권 플랫폼을 자처하는 국민의힘을 둘러싼 어수선한 분위기가 자리한다.

먼저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새당명’ 문제로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 전 총장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공식적으로 먼저 만났다. 만남 결과 두 사람은 다섯 가지 사항에서 공감대를 이뤘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사실상 안 대표와 윤 전 총장이 한배에 올라탄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내놨다.

대권 도전을 밝혔지만 부친상으로 공식 선언이 다소 늦춰질 것이란 최 전 원장도 당장 국민의힘을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 그의 주변에서는 최 전 원장이 소규모라도 별도의 캠프 구성을 위해 사람들을 접촉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 김 전 부총리까지 일단 독자세력화에 나서는 것은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는 것이 크게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발을 뗀 민주당 경선이 좋은 예다. 민주당 경선은 여권 대선후보 적합도 선두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한 명을 집중 견제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지사는 과거 드러난 ‘형수 욕설’과 ‘여배우 스캔들’ 비판에 다시 직면하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할 경우 이른바 ‘진흙탕’ 싸움에 휘말릴 공산이 큰 것이다. 더구나 국민의힘에는 홍준표·유승민·원희룡·하태경·황교안 등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당원 50%, 여론조사 50%인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규칙은 정작 중요한 문제가 아닌 셈이다.

세 사람에 안 대표까지 네 명이 별도의 경선을 치른다면 관심도 면에서도 국민의힘과 맞설 수 있다.

세 사람 모두 문재인 정권과 맞서 소신을 지켰다는 점, ‘법조인’ 출신인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에 더해 ‘경제 전문가’ 김 전 부총리가 합류하면서 별도의 경선을 치를 경우 콘텐츠도 풍부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들은 국민의힘 후보들과 달리 ‘신선함’이란 무기가 있고, 지지율에서도 국민의힘 후보들을 압도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안 대표 혼자 국민의힘에 맞서 고군분투한 것과 달리 네 명이 같은 공간에 있다면 시너지가 극대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김 전 위원장도 11월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된 후 제3지대 후보와 막판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 전 위원장은 신동아와 인터뷰에서 “요즘 민주당 대선 경선을 보면 서로 극렬하게 상대방 약점을 잡고 간다”며 “그런 과정을 안 거쳐도 지지율을 유지하고 확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무소속인) 지금 상태로 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 전 총장 등 당 바깥 주자들이 입당을 미룰수록 1초마다 손해라고 밝힌 것을 두고 “그건 이 대표의 입장이고 일방적으로 따라갈 수는 없는 것이다”라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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