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상한제’ 갈등으로 물러난 스웨덴 총리, 16일만에 재신임

파리=김윤종 특파원 입력 2021-07-08 17:32수정 2021-07-0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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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불신임으로 총리직에서 물러났던 스테판 뢰벤 스웨덴 사회민주당 대표 겸 전 총리(64)가 16일 만에 총리로 재신임 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웨덴 의회는 7일(현지시간) 총리 재인준 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 116표, 반대 173표, 기권 60표로 뢰벤을 재인준했다. 스웨덴 의회법상 과반이 총리 인준에 반대하지 않으면 그대로 총리가 인준된다.

2014년부터 총리를 맡아온 뢰벤은 지난달 21일 의회에서 불신임안이 가결된 후 일주일 만에 사임했다. 스웨덴에서 총리 불신임안이 통과된 건 처음이었다. 의회 불신임 후 뢰벤은 중도 성향의 좌우 정당을 모아 새로운 연정을 구성하려 했지만 실패하자 곧바로 사퇴를 선언했다. 이후 제1야당 온건당이 내각 구성에 나서지 않으면서 의회에서 총리 재인준 투표가 실시됐고, 뢰벤이 다시 총리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뢰벤이 다시 총리 직에 올랐지만, 앞길은 불투명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뢰벤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성향의 사민당은 물론 좌우 야당들도 모두 의회를 장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임대료 상한제에 대한 여야 의견이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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뢰벤 총리도 올해 가을까지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는 등 의회에서 정부에 대한 지지가 불확실할 경우 다시 사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반면 이민자 정책 등으로 극우 스웨덴 민주당의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다. 스웨덴 차기 총선인 2022년 9월까지 정치권의 혼란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를 의식한 듯 뢰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시 스웨덴을 이끌 수 돼 최선을 다하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뢰벤 총리가 사임한 이유는 ‘임대료(월세) 상한제’를 둘러싼 연정 내 갈등 때문이다. 스웨덴은 세입자 조합과 임대인, 부동산 회사가 매년 협상을 해 임대료 인상률을 정해왔다. 서민들의 임대료 부담을 덜어주려는 제도로, 물가 상승률에 맞춰 매년 임대료 상승은 1% 내외로 조율됐다. 그러나 임대료 규제로 수익이 나지 않다 보니 건설업체들은 집을 적극적으로 짓지 않았고, 집주인들은 집을 수리하지 않아 주택 공급과 노후화 현상이 동시에 발생했다.

이에 사민당은 ‘주택시장을 시장논리에 맡겨야 한다’며 신축 아파트는 상한제 폐지하도록 당론을 정했다. 그러자 좌파당 등이 반발하며 연정 지지를 철회하면서 지난달 21일 의회에서 불신임안이 가결된 것이다. 뢰벤 총리는 고아에 고졸 출신으로 총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978년 용접공을 하다 노조활동에 가담한 후 금속노조위원장까지 올랐다. 2012년 사민당 대표가 된 후 2014년 총선 승리로 총리에 취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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