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서 첫 원주민 신임 女총독 탄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7일 16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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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사이먼. 사진  AP 뉴시스
메리 사이먼. 사진 AP 뉴시스
이누이트족 출신 여성이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총독이 됐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6일(현지 시간) 메리 사이먼(74)을 신임 총독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총독은 캐나다의 공식 국가 원수인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대리하는 상징적 역할의 성격이 강하지만 중요한 국가 업무도 주재한다. 캐나다 의회의 개회사 및 정회 선언, 법안에 대한 왕실 인가, 군 최고사령관 등의 역할을 맡는다.

사이먼 신임 총독은 전직 기자이자 원주민 인권 운동가로 덴마크 대사와 국립 이누이트 기관 수장 등을 역임했다. 트뤼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건국 154년이 지난 오늘 역사적 발걸음을 내딛었다”며 “지금 이 순간 사이먼보다 더 나은 후보를 생각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번 총독 임명은 최근 원주민 기숙학교 터에서 어린이 유해가 수백 구씩 발견되면서 영국 여왕에 대한 반발마저 나오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과거 캐나다는 인디언, 이누이트족, 백인과 원주민 혼혈인 메티스 등을 격리해 강제로 기숙학교에 수용했다. 원주민 언어 사용을 강제로 금지하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심각한 인권 침해 행위가 벌어졌음이 드러났고 이 여파로 1일 건국 기념일 행사도 취소됐다.

사이먼 총독은 “화해를 향한 긴 여정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며 “더 포용적이고 공정한 캐나다 사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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