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화 뿌리친 北 언제쯤 움직일까…“美독립기념일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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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6월 24일 13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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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News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News1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하는 미국의 손짓에 북한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연이은 ‘김여정·리선권 담화문’을 통해서다. 현시점에서 북미 모두 대화 재개를 위한 한 발 물러서기보다 기존 입장을 견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당분간 기싸움 형국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이르면 미국의 독립기념일(7월4일) 또는 한미연합훈련(8월)을 기점으로 ‘무력시위’ 또는 ‘비난 성명’과 같은 북한의 대미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리선권 북한 외무상은 2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아까운 시간을 잃는 무의미한 미국과의 그 어떤 접촉과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리 외무상은 또한 지난 22일 김여정 부부장이 ‘김정은 총비서의 대화 발언은 흥미로운 신호’라고 평가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입장 표명을 겨냥, “꿈보다 해명”이라며 미국의 대화 제의를 일축한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단 김 부부장과 리 외무상의 일련의 담화에는 대미 비난메시지는 담기지 않았다. 또한 길이도 매우 짧았다. 이를 두고 북한이 북미 대화 재개의 판을 완전히 뒤엎은 것은 아니라는 일각의 평가도 있다. 그러나 조속한 북미 대화 재개는 정황상 어렵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맨 앞), 리선권  외무상(앞에서 세번째)./뉴스1 © News1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맨 앞), 리선권 외무상(앞에서 세번째)./뉴스1 © News1
미국도 북한의 호응을 촉구하며 ‘대화 재개의 공’을 계속 북측에 두려하는 기조가 감지된다. 미 국무부는 김 부부장과 리 외무상의 잇단 담화에 ‘외교를 통한 해결’, ‘북한의 반응을 기다린다’는 입장을 계속 견지 중이다.

이러한 원칙론에 입각한 관망 기류는 한미,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 차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4박5일간의 일정으로 방한한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발언에서도 엿볼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김 대표는 지난 21일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조건 없이 만나자’며 북한의 호응을 촉구했는데 이를 두고 북한이 북미대화 재개 조건으로 언급한 ‘선(先) 대북적대시 철회’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는 역으로 북한한테 ‘조건을 걸지 말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22일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는데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전문가에 따르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견인하기 위한 대북 인센티브 제공 의사 없다’는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일련의 정황은 북미간 지지부진한 줄다리기 형국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는 평가다. 또한 간극을 좁힐 물밑 접촉 가능성도 낮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리 외무상의 담화를 보면 공개든 물밑 접촉이든 일단 응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입장이 이번에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도 “미국은 조건 없는 대화, 북한은 조건 있는 대화를 강조하고 있다”며 “하지만 미국이 먼저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당분간 평행선을 그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달 7일로 예정된 미국의 독립기념일 또는 오는 8월 한미연합훈련이 예정대로 실시되면 북한이 모종의 ‘액션’을 취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 김 부부장은 지난해 7월10일 담화를 통해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그는 또한 미국의 독립기념행사를 수록한 DVD를 소장하고 싶다는 말을 남기며 ‘김정은-트럼프 친분’이 유효함을 대외에 과시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와 함께 ‘무력시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지난해 7월4일 대함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 2017년 7월4일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을 쏘아 올렸다. 이에 앞서 2009년 7월4일에는 단거리 미사일 7발을, 2006년 7월5일에는 ICBM 급인 ‘대포동 2호’ 등 미사일 6발을 발사한 바 있다.

박 교수는 “1차 고비로 8월 한미연합훈련이 언급되는데 이에 앞서 미국의 독립기념일이 있다”며 “조심스럽긴 하지만 북한이 (미국을 겨냥한) 어떤 행동을 할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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