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못바꿔” vs “宋 자꾸 고집”…감정싸움 번진 與 ‘경선 연기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3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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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3일 경선 연기론과 관련해 “주자들의 동의가 없으면 변경이 어렵다는 것은 연기를 주장하는 분들도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연기 주장이 쏟아졌지만 예정대로 경선을 치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송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저는 일관되게 (경선을 연기할) ‘상당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해왔다”며 “(현재 당내 지지율) 5위 안에 드는 세 분이 다 그대로 가자는 의견인데, 그것을 단서조항으로 묵살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했다. 현재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용진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경선 연기에 반대하고 있다.

경선기획단장으로 내정된 강훈식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당 지도부가) 기본 일정으로 진행하는 것을 전제로 (보고서를) 준비해오라고 했다”며 “지도부의 생각은 (기본 일정으로 진행해도) 흥행의 포인트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는 25일 ‘선거 180일 전 후보 선출’이라는 현재의 당헌당규대로 경선을 치르겠다고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당무위원회를 열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선을 의결하는 등 본격적인 경선 준비에 착수했다.

그러나 경선 연기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격화되면서 찬반 진영의 감정 대립도 최고조까지 치달았다. 한 친문(친문재인) 진영 의원은 “의총에서 70% 이상 의원들이 경선을 미뤄야 한다고 했는데도 자꾸 송 대표가 고집을 부리고 있다”며 “송 대표가 이 지사와 함께 여권의 주류 교체에 나서려는 구상까지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친노(친노무현)-친문 진영으로 이어온 여권의 핵심 세력을 다음 대선을 계기로 바꾸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송 대표 측은 “한 명도 아니고 여러 후보들이 연기에 반대하는데 자꾸 억지를 부리는 쪽이 누구냐”는 반응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송 대표는 전당대회 때부터 ‘주자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규칙을 바꿀 수 없다’고 해왔고, 이 방침을 단 한 번도 바꾼 적이 없다”며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원칙대로 가는 것 외에 방법이 있느냐”고 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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