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족제비를 태운 채 하늘을 나는 딱따구리의 모습을 담은 사진 한 장이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한 적이 있습니다. 영국의 사진작가 마틴 르메이가 런던에 있는 혼처치 공원을 산책하다 우연히 찍은 사진입니다.
이 사진 속 딱따구리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청딱따구리와 닮았지만 자세히 보니 눈 부위 검은색과 이마의 붉은색이 더 두드러져 보입니다.딱따구리는 전 세계적으로 200여종 이상으로 많아 사진만 보고 정확하게 이름을 맞히기가 쉽지 않습니다. 조류 전문가들도 크낙새와 검정딱따구리를 쉽게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럼 딱따구리 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시나요?
아마 딱딱한 부리로 나무를 쪼는 모습을 가장 많이 떠올리실 겁니다.
‘탁탁탁, 타닥, 타닥, 탁탁탁…’ ‘드르르르르륵, 드르르르르륵…’ 앞에 소리는 집을 짓거나 먹이 활동을 하면서 내는 소리입니다. 뒤에 소리는 영역표시를 하거나 힘을 과시하며 짝을 찾는 소리입니다.
딱따구리는 나무껍질이나 나무를 두드려서 나무 속 벌레들을 잡아먹습니다. 둥지도 나무 기둥에 굴을 파서 짓기 때문에 나무와 공생관계에 있습니다. 썩어가는 나무를 좋아하는 딱따구리는 숲을 지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나무속의 균이나 벌레들이 주변 나무로 번지는 것을 막아줍니다. 또 다른 야생조류나 포유류의 둥지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원앙은 딱따구리가 파놓은 둥지를 이용해 새끼를 키우기도 합니다.
딱따구리는 한국, 일본, 중국, 사할린, 시베리아, 유럽남부 등 주로 북반부에 서식하는 텃새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관찰할 수 있는 딱따구리의 종류에는 오색딱따구리, 큰오색딱따구리, 까막딱따구리, 쇠딱따구리, 청딱따구리, 크낙새 등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크낙새는 1989년 2월 경기 포천시 광릉수목원에서 촬영된 것을 마지막으로 국내에서는 그 모습이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2019년 5월 서울의 한 야산에 크낙새가 서식하고 있다는 제보가 접수됐지만 아직까지 확인은 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문화재청은 북한 지역의 크낙새를 들여오는 방안을 구상하고 북한 크낙새 서식실태 공동조사·연구를 위한 협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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