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김 방한이 남긴 것…‘북미대화 위한 인센티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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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6월 23일 10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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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를 방문, 최영준 통일부 차관과 대북정책 고위급 양자협의를 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2021.6.22/뉴스1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를 방문, 최영준 통일부 차관과 대북정책 고위급 양자협의를 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2021.6.22/뉴스1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3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출국한다. 김 대표는 방한 기간 중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를 강조했지만 대북제재 완화와 같은 대화를 위한 인센티브는 없다고 밝혀 북미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도 같은 시기 담화를 통해 북한도 전혀 양보할 뜻을 보이지 않고 있어 당분간 북미 간 대화 성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 1월 제7차 당대회에서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먼저 철회해야 미국과 대화가 가능하다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하고 북한에 이를 설명하기 위해 몇차례 접촉을 제안했다. 이에 북한은 “잘 접수했다”는 반응만 보인 채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기존의 ‘선(先)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입장을 유지하고 있고 미국은 북한에 조건없는 대화를 요구하고 있어 대화 시작 전부터 ‘기 싸움’을 하고 있다.

최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노동당 중앙위 8기 3차 전원회의에서 ‘대화·대결’을 언급하며 대화 여지를 내비쳤다. 이에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신호”라며 “우리는 북한이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됐는지 여부에 대한 분명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 부부장은 이에 대해 22일 “꿈보다 해몽”이라며 “스스로 잘못 가진 기대는 자신들을 더 큰 실망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다시 미국 쪽의 움직임을 촉구했다. 직전에 밝힌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철회를 다시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미국에 대북제재 완화, 한미 연합훈련 취소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출처=북한 조선중앙TV 보도 갈무리) © 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출처=북한 조선중앙TV 보도 갈무리) © 뉴스1
미국도 양보는 없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21일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서 북한에 대해 “조건없이 만나자”는 메시지를 던졌지만 대북제재 해제는 없단 뜻을 재차 강조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김 대표의 ‘조건없는 만남’ 언급을 놓고 북측에 ‘적대시 정책 철회’ 같은 조건을 달지말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을 계속 이행할 것”이라며 “모든 유엔 회원국들, 특히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에게 북한이 국제사회에 가하는 위협을 다루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을 언급했다.

이어 김 대표는 22일 국내 전문가들과 만나 “대북 인센티브를 제공할 생각은 없다”며 “대북제재에 손댈 생각은 없다”고 발언 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미 간 서로 양보가 없어 당분간은 교착 상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8월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앞두고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현재 북미 간 서로 양보하라고 한다면 대화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한미연합훈련 이후 상황이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여정 담화를 보면 현재 도발보다는 미국 추가적 제안을 기다리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당분간은 특별한 도발 조짐은 없지만 8월 한미연합훈련을 앞두고 변수가 있을 수 있는데 이를 잘 극복하면 하반기에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미 양국 정부가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 계기로 지난 2018년 출범한 ‘한미 워킹그룹’ 운영을 종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하면서 북한이 이에 어떻게 반응할지도 관건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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