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까지 서비스 넉넉히”…부산 밤샘영업 첫날 ‘젊은 인파’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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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6월 22일 09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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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술집거리가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6월 21일 부터 7월 4일까지 부산지역의 2주간 유흥주점 시간제한 전면 해제된다. 2021.6.21/뉴스1 © News1
21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술집거리가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6월 21일 부터 7월 4일까지 부산지역의 2주간 유흥주점 시간제한 전면 해제된다. 2021.6.21/뉴스1 © News1
“아침까지 서비스 넉넉히 채워드리겠습니다.” “손님이 별로 없네요.”

모처럼 영업시간 제한이 완화된 첫날 부산의 대표 번화가 서면에서는 거리마다 상반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일부 업주들은 영업제한 완화를 반기면서도 다시 상권에 활기가 돌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21일 밤 11시40분 부산진구 서면 번화가.

거리 곳곳마다 젊은 인파들로 북적였고, 좁은 골목길에는 버스킹을 하는 가수들과 만취한 사람들이 가득 메웠다.

길거리 상인들은 “아침까지 (노래 시간을) 무제한으로 넣어드릴 테니까 꼭 놀러오세요”라며 홍보하는데 열을 올렸다. 상인들의 외침에 보답하듯 일부 행인들은 하나둘씩 노래주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방역수칙을 어기고 침을 뱉으며 흡연하는 ‘노마스크족’도 여럿 보였다. 또한 착용한 듯 벗은 듯 마스크를 턱에 걸친 이들은 길가 한복판에서 고성을 지르며 거리를 활보했다.

21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1번가의 한 유흥주점이 영업을 하고 있다. 6월 21일 부터 7월 4일까지 부산지역의 2주간 유흥주점 시간제한 전면 해제된다. 2021.6.21/뉴스1 © News1
21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1번가의 한 유흥주점이 영업을 하고 있다. 6월 21일 부터 7월 4일까지 부산지역의 2주간 유흥주점 시간제한 전면 해제된다. 2021.6.21/뉴스1 © News1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야외 테이블에서 음주를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 이들 옆에는 무참히 버려진 담배꽁초와 빈 패트병이 가득 놓여 있었다.

오랜 기간 집합금지 조치를 받았던 유흥시설도 이날 정상 영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간만의 새벽 장사에 매출 상승을 기대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유흥시설 업주들은 지난주 주말 다시 영업을 정상화한다는 내용의 안내 문자를 단골 고객에게 보냈다.

정지영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부산지회장은 “원래대로 다시 돌아오게 돼 가게 사정이 조금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예전처럼 확진자가 나오지 않도록 협회 차원에서 자율지도 구성팀을 운영해 업주들에게 수시로 방역 작업을 권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1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번화가의 한 곱창 가게에 ‘2시까지 영업’을 안내하는 문구가 부착돼 있다.2021.6.21/© 뉴스1
21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번화가의 한 곱창 가게에 ‘2시까지 영업’을 안내하는 문구가 부착돼 있다.2021.6.21/© 뉴스1
도로변을 건너 도착한 서면 먹자골목에는 사뭇 다른 한산한 풍경이 목격됐다.

24시간 전문 음식점들은 이날 본격적으로 새벽 장사 준비에 한창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만큼 거리에 유동인구가 없어 완화 조치가 곧바로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25년간 분식집을 운영해온 A씨(60대)는 “코로나19 이전 하루도 쉬지 않고 24시간 영업해왔다”며 “정말 오랜만에 새벽까지 문을 열게 됐지만, 손님이 많이 올 것 같지는 않다. 다른 술집에서도 제한 완화에 크게 달가워하는 반응은 아니다”고 말했다.

노래연습장 사장 B씨는 “지금이라도 조치가 완화돼 정말 다행이다”면서도 “아직 코로나19 여파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손님이 많이 올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곱창집 업주 이모씨(36)는 “오늘부터 새벽 2시까지 문을 열지만, 아직 영업제한이 풀린 것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다음달부터는 8명까지 모일 수 있으니 상황이 나아지지 않겠나”고 말했다.

집합금지로 1년 가까이 휴업한 포장마차 상인들은 주말이 오지 않는 이상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포장마차 상인 C씨는 “지금 테이블에 손님이 한명도 없다시피 평일에 장사 안 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토요일에는 밤 12시 넘어서 새벽에도 손님이 더 오지 않을까”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동구에서 나이트클럽을 하는 이모씨(51)는 “시간만 풀어줬지 나이트클럽의 생명인 ‘춤’은 여전히 금지돼 반쪽짜리 방역수칙이라고 본다”며 “상인들과 현장에서 만나 방역수칙을 어떻게 정할지 논의한다. 지금 지자체는 탁상행정식으로 상인들을 옥죄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영구 홀덤펍 사장 우남호씨(44)는 “작년 12월부터 6개월간 각종 제한 때문에 홀덤펍 상인들이 제대로 영업할 수 없었다”며 “기존 단골손님이 과연 다시 찾아줄 지 의문이다. 1년 투자해야 원래 매출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부산시는 이번 조치가 재확산 위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영업주와 시민들에게 철저한 방역을 당부했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유증상자에 대한 검사 및 고위험군 선제 검사 강화를 통해 숨은 감염원에 대해 감시를 강화한다”며 “방역특별 점검을 통해 휴가지 사각지대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전했다.

(부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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