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전 초량왜관, 그림으로…‘초량화관지도’ 첫 공개

  • 뉴시스
  • 입력 2021년 6월 14일 11시 23분


코멘트
 조선 후기 초량왜관 일대를 그린 ‘초량화관지도(草梁和館之圖)’가 15일 첫 공개된다.

부산박물관은 2020년 구입한 유물인 ‘초량화관지도’의 보존처리를 완료하고 신수유물(新收遺物) 소개전 ‘다시 그리는 왜관, 초량화관지도’를 10월17일까지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초량화관지도’는 조선시대 부산포에 위치한 초량왜관과 그 일대를 그린 것이다. 쓰시마 종가가 소장한 원본을 1919년 다시 모사한 것이다.

전체 길이 7.7m의 두루마리 형태다. 그림 하단은 오른쪽 초량왜관에서 왼쪽의 초량객사까지 이어지고, 상단은 송도 해안부터 두모포까지 그려져 있다. 그림의 중심은 초량왜관이다. 용두산의 관수가(館守家)를 비롯, 왜관의 동관 및 서관, 성신당(誠信堂), 초량객사 등 왜관 내외의 건물 모습과 선창에 정박해 있는 선박, 말이 뛰어노는 영도 등 주변 풍경이 사실적으로 묘사돼 있다. 왜관의 일본인은 기모노 차림에 허리에 칼을 차고 있으며, 조선인의 옷은 채색하지 않는 등 인물들도 세밀하게 표현돼 있다.

국사편찬위원회 소장품인 ‘부산포초량화관지도’(작자미상·18세기)와 비교하면 ‘초량화관지도’는 그림 상단의 영도와 적기 윗부분, 오륙도가 보이지 않고 서관 오른쪽 평원의 매사냥 부분도 생략돼 있다.

그림의 끝부분에 ‘草梁和館之圖 大正八年七月九日寫(原圖宗家) 武田勝藏’라고 적혀있어 ‘초량화관지도’는 1919년 7월9일에 쓰시마 종가 소장의 원본을 모사한 작품이며 소장자는 다케다 카츠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평면적 표현에 의해 원근감이 결여돼 있으나 당시 대외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 왜관의 모습 및 지형을 현재와 비교해 볼 수 있는 흥미롭고 중요한 자료로 꼽힌다.

월요일과 지정 휴관일을 제외한 화~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부산박물관 부산관 미술실에서 관람할 수 있다.

부산박물관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회당 관람인원을 35명으로 제한한다. 부산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관람 예약 후 이용하면 편리하다.

한편 화관(和館)은 일본인들이 왜관을 부르던 명칭이고 초량왜관은 조선 후기 일본인과 교역을 위해 초량(현 부산시 중구 일대)에 설치, 사관(使館) 및 상관(商館)의 기능을 담당한 곳이다. 또 동관에 위치한 관수가는 상관의 거주 공간이며 동관은 무역의 중심지, 서관은 일본 사신들이 머무는 공간이자 외교의 장이다. 성신당은 외교와 무역 실무를 담당한 훈도와 별차 등의 집무소이며 초량객사는 조선 국왕의 전패를 모시는 곳으로 일본 사절이 숙배를 올리는 장소다. 현 수정동지역인 두모포는 왜관이 두모포에서 초량으로 이전함에 따라 두모포를 구관, 초량왜관을 신관이라 불렀다.

[부산=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