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주목않던 출마…이준석, 한달만에 여의도를 뒤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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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6월 11일 11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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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대전 서구 KT대전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이준석 당대표 후보가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2021.6.4/뉴스1 © News1
4일 오후 대전 서구 KT대전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이준석 당대표 후보가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2021.6.4/뉴스1 © News1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11일 마침내 ‘이준석 돌풍’을 탄생시키며 마침표를 찍었다.

정치권의 변화와 쇄신을 갈망하는 국민들과 당원들의 요구가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30대(36세) 청년 정치인을 제1야당 대표에 올려놓았다.

이준석 대표는 전당대회 초기만 해도 주목받지 못했지만 공식 출마선언 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이준석 바람’을 일으키더니 급속도로 지지율이 상승하며 ‘돌풍’으로 확장됐다.

이 대표는 지난 4월 중순쯤부터 당대표 경선 출마 의지를 밝혀 왔으나 언론에서 큰 주목을 하지 않을 정도로 여론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5월 8일 PNR 조사(머니투데이 더300과 미래한국연구소 의뢰)에서 이 대표가 나경원 전 의원(18.5%)에 이어 13.9%로 2위를 차지하는 등 여론조사에서 바람을 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이 후보가 당대표에 당선될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여론조사에서 두각을 보인다 해도 당원들의 당심이 많이 반영되는 당대표 경선 결과를 속단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5월20일 오후 국민의힘 당사에서 ‘변화’와 ‘청년’을 강조하며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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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당시 “이준석과 함께라면 불가역적으로 보수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젊은 지지층의 지지를 영속화하려면 우리는 크게 바뀌어야 한다”며 “젊은 세대에게 ‘개방과 경쟁’을 약속하겠다”고도 했다.

당을 향해서는 “만성적인 비겁함과 탐욕” “보신주의에 젖어 틈만 나면 양비론과 눈치 보기로 일관하는 정당과 정치인” 등의 표현을 쓰며 “젊은 세대는 이들을 경멸한다”고 비판했다.

공정한 경쟁을 위한 ‘청년할당제 폐지’, 정치권 개혁을 위한 ‘공직선거 후보자 자격시험 도입’ 등의 파격적인 공약도 내놓았다.

원내 경험이 없다는 젊은 후보라는 점에서 전당대회 당락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당심’(黨心)에서 열세로 평가받았지만, “당심과 민심의 괴리는 없다”며 자신감도 드러냈다.

자신감은 이후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일반인 대상은 물론, 당 지지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당원이 집중된 영남권에서도 높은 지지를 받는다는 조사결과도 발표됐다.

특히 이 대표의 출마는 김웅·김은혜 등 초선 당권 도전자와 시너지 효과를 내며 당권 구도를 재편하는 역할도 해냈다. 영남권 당심을 두고 벌이는 ‘영남당’ 선거가 나경원·주호영·조경태·홍문표 등 4~5선 중진과 초선·0선 등의 신-구 대결 구도로 경선구도로 바뀌며 선거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후 예비경선에서 이 대표가 1위를 차지하는 돌풍이 현실화한 것은 물론 신진 주자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해 신진 주자간 자연스러운 단일화도 이루어졌다. 이 대표는 일반 여론조사 50%와 당원 여론조사 50%가 반영된 예비경선에서 각각 51%, 31%의 지지를 받았다.

일반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으며, 당원 여론조사에서도 나경원 후보(32%)를 불과 1%p 차이로 뒤쫓으며 당심 경쟁에서도 힘을 발휘했다.

본 경선 이후 이준석 바람을 꺾기 위한 견제가 이어졌지만 역부족이엇다. 이 후보를 두고 경험부족을 지적하며 차기 대선을 이끌 수 있는 정치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는 야권의 최대 화두인 범야권 통합 문제로 이어졌다. 유승민계로 꼽히는 이 후보의 공정한 대선경선 관리에 대한 지적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관계, 최근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판하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관계까지, 이 대표 주변 인물관계 등으로 인해 ‘통합’에 부적합 한 인사라는 견제구가 쏟아졌다.

이 대표의 공약을 두고 ‘시험문제를 어떻게 낼 것이냐’부터 ‘경쟁주의’라는 비판도 있었다.

이 대표는 통합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고 윤 전 총장 영입에 동의하면서도 당이 중심이 되는 대선경선을 강조했고, 정치개혁안에 대한 소신을 이어가며 공세에 맞섰다. 경쟁이 심화되되는 과정에서 이 후보와 상대 후보간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경쟁 후보들의 계속된 공격에 당심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당 대표에 선출되면서 당원들의 인정을 받은 모습이다.

다만 경선과정 불거진 갈등을 치유하고, 통합·대선을 앞두고 불거진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지난 한 달 이준석 바람은 정치권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재보선에서 참패하며 ‘쇄신’이 화두로 떠오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부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정치권은 빠르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헌법상 만 40세인 대통령 출마 가능 연령과 공직선거법상 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 출마가능 연령을 현 25세 이상에서 20세 또는 18세까지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낙연, 김두관 등 여권 대권주자들 역시 이 같은 의견에 동의하며 개헌을 말하고 있다. 이는 ‘4년 중임제’ 등 권력구조 개편 논의도 불러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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