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과거와 다른 오늘날의 백내장 환자들

건양대학교 김안과병원 안과 고경민 교수 입력 2021-06-10 13:49수정 2021-06-1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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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 환자의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은 195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사용되는 보편적인 백내장 수술법이다. 그러나 과거에 백내장 수술을 받는 환자와 오늘날 수술을 받는 환자의 요구는 확연히 다르다. 환자를 둘러싼 생활환경과 수술에 대한 기대수준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990년대 까지만 해도 운전자는 운전 시 신호등과 표지판만 주시하면 되었다. 이 때는 백내장 수술 후 원거리 시력만 향상되어도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게 유지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운전자는 차 밖의 교통신호들은 물론, 차 안의 내비게이션까지 봐야한다. 잠시 멈춰 있는 상태에서는 급하게 스마트폰 메시지를 확인해야 할 수도 있다.

이처럼 내비게이션이나 휴대폰을 볼 때 사용되는 시력을 ‘중간거리 시력’이라고 한다. ‘중간거리 시력’은 눈으로부터 약 66cm의 거리에 있는 사물을 볼 때 필요한 시력이다. 내비게이션이나 휴대폰과 같은 전자기기 사용 외에도 장보기, 운동, 요리 등의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중간거리 시력에 대한 중요성과 환자들의 요구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이러한 ‘중간거리 시력’과 더불어 ‘시력의 질’에 대한 환자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 단순히 눈이 사물을 얼마나 잘 볼 수 있는 지를 측정하는 것이 ‘시력’이라면, 사물의 선명도나 명암을 구분하는 능력이 ‘시력의 질’을 좌우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지표가 ‘대비감도’ 인데, 대비감도는 배경과 사물을 구분하게 하고 수술 후 시력에 대한 만족도에도 영향을 줘 수술 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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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인공수정체는 이러한 환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원거리에서 중간거리까지의 시력을 교정해 주는 인공수정체가 최근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해당 인공수정체로 시술한 환자를 대상으로 3개월 후 수술 결과를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기존의 단초점 인공수정체 삽입 환자군 대비 중간거리 시력 교정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원에서 진행한 수술 후 환자 만족도 조사에서도 대비감도나 눈부심 부작용 측면에서 전반적인 환자 만족감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원거리, 중간거리에 더해 근거리까지 교정되는 다초점 인공수정체에 대한 관심도 높은데, 이러한 인공수정체는 수술 후 돋보기 안경을 사용하는 횟수를 최소화시킬 수 있어 책을 많이 읽거나 세밀한 작업을 많이 하는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두 개 이상의 거리에 초점을 맞추면 망막에 맺히는 빛이 분산되어 ‘대비감도’가 저하될 수 있다. 대비감도가 저하되면 야간에 운전을 하거나 조도가 낮은 환경에서 작업 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환자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하여 더 적합한 인공수정체를 선택할 수 있도록 고민이 필요하다.

오늘날의 백내장 환자들은 백내장 수술 후에도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하고 싶어 한다. 수술 후 모든 조건을 100% 만족시키는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지만, 환자가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최대한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한다. 본인이 시력을 자주 사용하는 환경 등을 고려해 인공수정체를 선택하고, 이로써 백내장 수술 후에도 최고의 삶을 누릴 수 있게 되길 바란다.

건양대학교 김안과병원 안과 고경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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