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디지털 성범죄자는 ‘모두 20대 남성’…그들은 왜?

뉴스1 입력 2021-06-10 08:40수정 2021-06-10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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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 소개팅 앱을 통해 여자인 척 남성들을 속여 그들의 나체영상을 녹화해 유포한 ‘제2 n번방’ 김영준(29)의 신상이 9일 공개됐다.

그는 2013년 1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남성 1300여명과 영상통화하며 음란행위 등을 녹화해 유포한 혐의로 구속됐다.

앞서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국민 모두가 공분한 범죄자들은 또 있다.

2019년 8월~2020년 2월 아동·청소년 8명과 성인 17명을 대상으로 성착취물 등을 제작하고 텔레그램에서 판매·배포한 혐의 등으로 2심에서 징역 42년형을 선고 받은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6)도 그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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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2015년 6월~2019년 7월 아동·청소년 피해자 34명을 협박해 1900여차례에 걸쳐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34년을 선고 받은 ‘n번방’ 운영자 문형욱(26)과 다크웹에서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배포 사이트를 운영해 징역 1년6개월을 살고 나온 손정우(25)도 대표적인 ‘디지털 성범죄자’다.

이들은 모두 20대라는 공통점이 있다. “20대는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른다”는 말은 비약이지만 실제 이런 대형 범죄자 중에 20대가 많이 나오면서 왜 그런지에 관심이 쏠린다.

범죄 전문가들에 따르면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20대는 온라인을 소통과 협업의 공간으로 여기며 성장해 ‘디지털 네이티브’(디지털 원주민)라고도 불린다. 그러다 보니 본인들이 익숙한 온라인을 기반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윗세대들과 달리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을 은신처와 안락처로 삼고 서로 동조하며 의식을 공유하면서 대형 범죄를 저지르는 강력범죄자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앞서 일반 범행 이후 교도소에 다녀오는 등 범죄경력화를 거쳐 30대 이후에 강력범죄자가 되는 모습을 보인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디지털 성범죄자가 된 20대의 범죄 특징에는 암호화폐 등 경제적 이익까지 취하는 행태를 보인다는 점도 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0대 범죄자들이 디지털과 친근한 점, 그리고 뛰어난 지능을 활용해 경제적인 이익을 취하는 등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모습이 국민에게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또한 20대들은 현실세계뿐만 아니라 온라인 공간이라는 가상세계에서 오래 생활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곳에서의 질서 등 교육이 미흡했다는 점도 대형 범죄로 이어진 이유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비대면 삶이 확산하고 있는데 그 누구도 가상공간에서의 질서와 윤리를 가르쳐준 적이 없다”며 “이런 교육과 함께 처벌을 강화하거나, 사이버범죄에 맞는 형벌제도를 개편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범죄를 저지르는 세대가 20대만 있는 것은 아니라며 확대 해석을 경고했다. 승 연구위원은 “20대들의 강력범죄는 기존에도 있었고, 다른 연령대의 범죄도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이들의 범죄에는 청소년들이 일탈하면서 일으키는 범죄가 취업 등으로 어른이 되면서 사라지던 과거와 달리 취업준비 등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끝없는 일탈로 이어지는 ‘사회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승 연구위원은 “현재 화두인 공정사회를 만들고, 빈부격차를 줄일 수 있게 복지정책 등을 제대로 펼치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20대들이 절망을 느끼는 순간, 더 나쁜 내일이 오는 순간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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