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 대신 팔꿈치 들이댔는데… 기대감 속 부진한 기록 유지중인 힐리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8일 13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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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한화의 라이온 힐리(29)가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방문경기 7회초(1사 무주자) 타석에 들어섰다. 이날 힐리는 3타수 무안타를 기록 중이었다. 직전 타석에서 4번 타자 노시환의 만루 홈런 등으로 팀이 1-9에서 8-9까지 따라붙은 상황이었다.

힐리는 투수 최금강을 상대로 2스트라이크 1볼 위기에 연달아 2개의 파울까지 냈다. 이후 6구째 몸쪽 상단으로 들어오는 시속 117km 슬라이더를 향해 방망이 대신 왼쪽 팔꿈치를 들이댔다. 출루를 원하는 힐리의 간절함이 여실히 드러난 순간이었다.

이 모습을 본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힐리가 공에) 맞아서라도 나가려 한다”며 “본인은 얼마나 답답하겠나. 외국인 타자 중에 저런 의지를 보이는 타자는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출루에 실패한 힐리는 9-9로 맞선 8회초 다시 타석에 들어서 2루수 앞 땅볼로 역전 1타점을 올리며 팀을 도왔다. 한화는 13-10 역전승을 거뒀다.

힐리는 한화가 이번 시즌을 시작하며 영입한 거포형 외인 타자다. 2016년 메이저리그 오클랜드에 입단해 시애틀과 밀워키를 거치며 5시즌 동안 타율 0.261(1514타수 395안타), 69홈런을 올렸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달랐다. 7일 기준 KBO리그 규정 타석을 채운 57명의 타자 중 OPS(출루율+장타율) 0.702(51위)로 외인 타자 최하위다. 타율은 0.263(42위)으로 하위권인 제이미 로맥(SSG)과 같지만, 로맥이 홈런 13개로 리그 선두를 달리는 반면 힐리는 4개(34위)에 불과하다.

팬들 사이에서는 ‘짠하다’는 동정 여론과 비판이 동시에 터져나오고 있다. 한 한화팬은 “애잔하긴 하지만 찬스 상황에 이렇게 기대감 없는 외인은 처음”이라며 “용병은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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